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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도

2020.07.01

일반

부천FC는 왜 SK의 후원을 받았는가?

조회 수 989 추천 수 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소설이 아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얼마전 축구 커뮤니티에 있는 글을 링크 전달받아 읽어보니 안양 서포터가 쓴 글이 캡쳐되어 올라와 있더군요.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라 "이 아저씨는 왜 이런거에 열내면서 개소리를 늘어놓는거지? 달성이형은 잘 지내나?"라는 생각이 들며 그냥 웃고 넘어갔습니다.

 

그 글의 내용은 "안양 서포터는 부천 서포터한테 SK 지원받으라고 한적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천팬들 중에도 위 내용에 대해 사실 여부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사실 중요한건 전혀 아닌데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 벌써 10년도 지난 이야기이고 나름 우리 창단과 관련된 이야기인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게 아쉬워서 글로 남겨보고자 씁니다.

 

저도 기억의 순서가 약간 왔다갔다하는 것도 있고 창단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한게 아닌 그냥 사이드에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100% 정확한건 아니니 그런 일 정도가 있었다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 잘못된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이 이야기가 나온 배경과 진실은 무엇인가?

 

 

2006. 2. 2. 연고이전 발표 당일 저녁에 종합운동장 서포터 사무실에서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다들 어안히 벙벙해 별 다른 대책을 내놓을 수는 없었지만 "당장 우리만의 힘으로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붉은악마에 협조를 요청해 여론을 조성해보자"라는 미약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시 2006 월드컵을 불과 4개월 남짓 남겨놓은 상태였고, 2002 월드컵의 성과로 인해 2006 월드컵의 열기도 굉장히 뜨거웠던데다가 붉은악마의 규모나 활동도 가장 왕성하던 시기로 붉은악마의 파워가 있었던 시절이라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도 부천 서포터에는 붉은악마에서 방귀 좀 뀌던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붉은악마의 협조가 수월하게 이루어졌고, 다른 K리그 클럽의 서포터들도 협조하여 3.1. 상암에서 열리는 앙골라전에서 붉은악마와 K리그 서포터 연합이 SK축구단 연고이전 항의 시위를 벌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SK텔레콤 측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겠으니 항의 시위를 멈춰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시위는 진행되었고, 경기장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에 난리가 일어났습니다. (검은악마 사건으로 언론 좀 탔었습니다.)

 

처음에는 SK텔레콤측도 "시위 해봐야 얼마나 하겠어?"라는 식으로 접근하였으나 실제 경기장 내 시위가 벌어진 후 생각보다 여론이 안좋아지자 SK텔레콤측은 부천 서포터측에 미팅을 제안, 종로 SK본사에서 가진 미팅에서 SK텔레콤측은 "부천 축구단에 금전지원, 아니 축구단 만들어 줄수도 있으니 제발 멈춰달라"라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축구단을 운영하던 SK(주)가 아닌 SK텔레콤이 나선 이유는 SK(주)의 미숙한 일처리로 인해 SK에 대한 여론이 안좋아졌고, 이는 축구단의 문제가 아닌 SK그룹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축구단(SK(주))은 빠지고 SK텔레콤이 나서서 해결해라라는 윗선의 오더로)

 

위 제안 직후 대학로 붉은악마 쉼터에서 붉은악마, K리그 서포터 연합의 대책회의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부천 서포터는 SK텔레콤 측에서 금전지원 제안을 하였다라는 내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당시 시위로 인해 붉은악마도 큰비난을 받았었고, 붉은악마 및 K리그 서포터연합이 함께 SK를 상대로 싸워주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은 공유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당연하다라고 생각하여 내용은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당시 안양서포터 대표가 "SK에서 주면 받아라"라고 강력하게 권유하는 발언을 했던 것입니다.

 

 

사적인 자리도 아닌 공적인 회의자리였으며 이 자리에는 부천 서포터 뿐만 아니라 붉은악마, K리그 서포터 연합 등 다수의 인원이 참석하였었고, 위 발언도 부천 서포터측이 "SK텔레콤측으로부터 이런 제안이 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라는 의제를 던지가 안양 서포터 대표가 공개적으로 발언한 내용입니다.

(당시 회의 참석했던 분들 중 안양 서포터 회장이 발언하며 사용했던 표현, 어휘까지 기억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당연히 SK텔레콤의 지원 제안은 부천 서포터 내에서도 큰 주제였기 때문에 위 붉은악마 회의에서 나왔던 내용은 부천 서포터내에서도 공유되었고, 이 내용이 퍼져 "안양 서포터가 부천 서포터한테 SK에서 주는 돈 받으라고 했다"라는 내용이 퍼졌던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안양 서포터 대표가 부천 서포터측에 SK의 지원을 받으라고 했다는 내용은 사실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시 안양 서포터 대표는 "설마 SK가 진짜 주겠어? 혹은 진짜 SK한테 돈 받아낼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고 별 생각없이 그냥 한 소리인 것 같기는 합니다. 당시 안양 서포터 대표가 이 일에 대해서 부정하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부정한다면 "그냥 한 소리인데 이걸 물고 늘어지네"라고 생각하곤 그런적 없다고 발 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개인적으로 우리 클럽 창단에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 어떻게 생각하던 상관은 없지만요)

 

(LG가 안양에 지원을 해주겠다라고 했는데 안양이 거절했다라는 내용의 진위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아마 안양 서포터들이 연고이전에 대해 항의하자 LG가 실현여부를 떠나 지원을 해줄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를 별 생각없이 살짝 꺼냈던게 이야기가 부풀려진거 아닌가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근데 안양 서포터 글쓴이는 왜 이걸 안양시청 직원한테 물어봤는지 모르겠네요. 우리 클럽 창단과정에 계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청직원은 이런거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2. 그럼 SK에게 금전지원을 받은 건 무엇인가?

 

위 SK텔레콤의 제안이 있은 후 SK의 지원에 대한 반찬여부를 떠나 (지원 받아서라도) 창단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었었지만 그렇게 한두달 흘러 2006 월드컵이 지나게 되었고,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도 예상하시는대로 SK텔레콤은 연락조차 두절됩니다. 

 

당시 SK텔레콤의 지원은 별개로하더라도 내셔널 리그 참가를 위해 포르투나2002등 대행사 혹은 대행업자(?)를 통해 창단을 하고자 많은 분들이 앞장섰으나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족쟁이들한테 속아 성과없이 2007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 스스로 직접 창단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금전적으로 내셔널리그 구단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 (당시 내셔널리그에서 선수들 여관에서 재우던 열악한 구단들도 최소 연간 15억이 소요되었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25~30억 정도는 되어야 했습니다.) 마침 2007년부터 K3리그 시범리그가 시행되어 2008 K3리그 참가로 노선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연간 1억이면 K3리그팀 운영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1억 정도는 우리가 후원사 유치해서 어떻게든 마련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판단으로 K3리그 참가를 선택하였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연간 3억 정도는 있어야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이나 K3리그 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후 창단 시민 모임에서 많은 노력을 하였고, 다행히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역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기도 하셨으며(홍건표 제외) 어떻게든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위해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다가 SK에너지측과 접촉이 되어 연간 2억원씩 3년 후원의 후원계약을 이끌어 내었고, 이렇게 SK에너지 2억원외에도 스포츠토토, 다음 합계 1억원 등 해서 3억 정도를 마련하여 K3리그 참여하게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한가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SK에너지가 부천FC에 후원을 한 것은 부천SK의 연고이전과는 전혀 별개로 이루어진 계약이라는 것입니다.

 

SK에너지의 후원부분은 자세히 쓰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자세히 쓸 수 없어 간략하게 내용만 썼습니다. 지금은 곤란하니 (10년 정도)기다리면 공개 할 수 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가지 힌트는 유공이 아무런 연고도, 심지어 경기장도 없던 부천에 연고를 둔 것, 그리고 부천FC1995에 후원을 한 것. 전부 우연은 아닙니다.)

 

 

 

 

 

 

술마시면서 쓰다보니 갑자기 귀찮아져서 대충 여기까지 써봤는데 대충 창단과정만 봐도 어떤 클럽처럼 시장 혼자 필받아서 뚝딱 창단하고 창단과정도 개운하지 않은 그런 클럽하고는 좀 결이 다르죠.

 

이건 소설 아니니까 펨네인지 뭔지에 퍼가셔도 되고 안양 서포터 게시판에 퍼가셔도 됩니다.

7개의 댓글

Profile
굵은악마
2020.07.01

팬을 버리고 떠나? 그래서 우리가 팀을 만들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327054.html#csidx20c782a3b5f1403adae4960a5ab5593

 

 

 

 

2008년 말 기사인데 창단과정이 간략하게나마 소개되어 있네요. 윗 글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Profile
그렇게부천
2020.07.01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선배님.

앞으로 우리 부천 같이 지켜주세요.

Profile
Jabulani
2020.07.03

잘 정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흡패새끼들은 아직도 ‘ 우리가 하라는 대로 움직이는 그룹이냐 ‘, ‘ 지들 대표가 한 말이 레드 전체 의견은 아니다. ‘ 라고 떠들던데 대구빡 텅텅구리 인증하네요.

수준이 너무 떨어집니다

Profile
체어맨
2020.07.03

흡패가 머가리 텅텅 생떼 쌩고집 단순 무식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쥬 ㅋㅋㅋ

Profile
부천이상기
2020.07.03

당시 안양회장의 발언은 앙골라 시위 이전에 k리그 서포터 대표자들 모임이 있던 당시 붉은악마 쉼터에서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제가 직접들은 내용! 아마 그날 전북 대표가 k리그 서포터 대표자로 뽑힌 날일겁니다!

안양대표의 얘기 취지는 GS가 연고이전 당시 안양쪽에 금전보상제의가 있었고 당근 필요없다고 거절했는데 시간이 흘러 조금은 후회된다는 발언을 하며 부천은 혹시라도 SK에서 그런 제안이 들어오면 거부하지 말고 받아서 새로운 팀창단 같은 방향으로 실리적으로 가길 바란다는 취지였습니다!

Profile
굵은악마
2020.07.04
@부천이상기

직접 들으신 분이 더 구체적으로 써주셨으니 이게 팩트인가보네요

착오가 있었던 것도 아닌 것 같고 안양대표한테 한번 물어보면 끝날일인데 ㅎㅎ

Profile
UHB
2020.07.05

챌린저스 리그때 이야기는 쉽게 잊혀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과거를 기억해주고 그 추억을 이야기하게 되다니

흡패한테 감사해야 될줄은 몰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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