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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koner

2020.10.11

일반

우리팀에게 필요한 감독

조회 수 1108 추천 수 7

지난번에 제 생각을 정리해서 올린다고 했었는데 많이 늦었습니다. 게시판에서 한창 댓글 쓰던 것도 한달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편으로는 그 동안 앞으로의 우리의 방향에 대해서 논의가 있거나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없었다는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그만큼 다들 예전같지않게 많이 바쁘거나 현 상황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겠죠.

 

지금부터 적어내려가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른 분들과는 충분히 다른 의견일 수도 있다라는 것이며 이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서로의 주장을 이야기하다보면은 대강의 결론은 나지 않을까란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먼저 이 글에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감독을 데려와라' 라는 성격으로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가고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이며 이를 통해 각자 여러분들도 단순 '책임론' 이 아닌 문제의 접근 방법을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달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임을 말씀드립니다.

 

책임론에 신중

 

위에 '책임론' 이라는 단어를 제가 언급하였는데 단순 책임론에서 우리는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간 우리 팀을 거쳐간 감독을 되짚어 보자면

 

곽경근 - 불명예 경질

최진한 - 시즌중 경질

송선호 - 시즌후 경질

정갑석 - 시즌중 경질

송선호 - 사실상 경질 요구

 

대부분의 감독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습니다. 곽경근과 16년 송선호를 제외하면 사실상 책임론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경질이었고 팬들의 분위기도 또한 그랬었죠.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왜 감독이 자신의 계약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거나 항상 불미스럽게 끝나는 일이 반복되어 벌어지고 있는가란 생각이 먼저 들어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떠한 문제점을 알았고 이를 해결해서 다음에 어떻게 반영해왔는지를 말입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봐서는 그다지 없는 것 같지만..) 

 

전에 읽은 책 중에 빅터 데이비스 핸슨의 '살육과 문명' 이라는 말에서 이 어구가 생각납니다. "경험 많은 장군이 할복할 때 그의 전문 지식은 함께 사라져 버린다" 라는 것인데요. 태평양 전쟁 당시에 미군의 경우 전투에 패배한 장군들은 끝까지 끌어갔던 것에 반해 일본의 대부분의 장군들은 전투에 패배는 곧 자결로 이루어진 탓에 그간에 얻은 노하우와 경험의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어리석은 짓이었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전,후 감독끼리 서로 인수인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100% 대응되는 예시는 아니겠지만 감독쪽에서 느끼는 문제점에도 마주할 준비는 되어있어야 하지 않나란 생각에 옮겨보았습니다. 혹시나 오해하실까봐말씀드리지만 이건 '무조건 송선호로 내년도 가야한다' 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까 게시글을 보니 송선호 감독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단순히 '너 잘 못했어' 의 책임만을 추궁하는 것이 아닌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알고 다음부터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음을 전해드리고자 먼저 썼습니다.

 

용병의 리그

 

K리그2는 전체적인 선수들 레벨(돈)에 비례해서 성적이 결정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그 중에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은 바로 '용병' 일 것입니다. 그간 군경팀을 제외한 리그 승격팀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대부분 그 팀에는 훌륭한 용병이 속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 용병이 떠난 팀은 다시 K리그2로 돌아왔죠. (대전 , 수원 , 경남 )

 

2014년 대전 - 아드리아노

2015년 수원 - 자파

2016년 대구 - 파울로. 세징야

2017년 경남 - 말컹

2018년 성남 - ? 

2019년 광주- 펠리페

2020년 수원 - 안병준, 마사

 

우리팀을 봐도 그렇습니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16년에는 루키안, 바그닝요라는 두 용병이 활약을 해주었고 작년 시즌에서 막판 연승에는 '말론' 의 존재가 컷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거나 근접했던 안양과 안산의 경우에도 팔라시오스 , 마사, 빈치싱코라는 존재가 팀의 순위를 앞 당겼습니다. 결국 용병 잘 걸리면 그 해 순위는 어느 정도 올라가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해에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큰 리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도박성(?) 또한 큰 것이 용병이겠죠. 실제 해외 리그에 가서 한 시즌 내내 경기를 보고 데려올 수도 없으며 에이전트의 놀음질에 당할 수도 있고 단순히 스탯과 영상만으로 해당 용병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시장에 나온 용병들은 대부분의 한국팀들이 같이 공유해서 보고 있겠죠. 물론 용병시장 역시 많이 주면 줄 수록 높은 리그의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선수가 K리그에서 안정적으로 적응을 할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포프' 처럼 훌륭한 선수를 데려다 놓고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사례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대전과 안양의 용병들의 시장가치로 짐작해 볼 때 우리 용병에 3~5배 되는 금액으로 데려온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그 금액만큼 활약을 해주고 있는지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겁니다. 그리고 반대로 2016년 루키안이나 작년 안산의 빈치싱코처럼 그냥 떨이겸으로 데려온 수천만원짜리 선수가 대박이 나는 것이 현 용병 시장이었습니다. ( 제가 알기론 루키안 처음 데려왔을 때 거의 K리그 신인선수급 연봉으로 알고 있습니다. ) 

 

결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용병 누가 데려오냐?' 라고 해봤자 '운' 의 작용이 너무나도 크게 작용한다라는 것입니다. 증명이 된 선수들은 이미 가격이 올라온 상태이죠. 그렇다고 이 도박에 우리 구단이 수억을 쏟아붓기에는 위험성이 큰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용병 문제는 일단 논외로 두고 감독 얘기를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수비 조직력

 

성적에서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실점률' 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상대적으로 보았을 때 공격의 경우 개인 능력이 크게 작용 한다면 수비는 대부분 '조직력' 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선수들을 모아서 그나마 최선의 성적을 낼 수있는 고효율의 방법은 역시 수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용병 이야기와도 연계되지만 그 해 용병이 대박이 나면 상위권으로 치고 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냥 절반정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라는 것. 적어도 수비 조직력이 안정되어있다면 믿고 맡겨볼 수 있다라는 것이겠네요.

 

해외를 포함해서 여러 사례를 보면 잉글랜드의 15~16 래스터시티, 04 유로파의 그리스 , 98 월드컵의 크로아티아 , 05 K리그 부천SK 등등 약팀으로 분류된 팀들의 성적은 득점력으로 승부한 것이 아니라 안정된 수비로 성적을 냈었습니다. 종목을 바꿔보자면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시절도 사실상 '수비'가 엄청 강했던 팀이었습니다. 에러가 가장 적은 팀 중에 하나였죠. 그렇다고 선수들 네임벨류가 전체적으로 높은 편도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다만, 단순히 수비 숫자를 늘린다는 개념과는 다릅니다. 05년 정해성 축구를 보면 분명히 수비적이긴한데 상대가 공격 작업을 거의 못했습니다. 하프라인부터 압박을 하되 전진 패스를 할 만한 길을 부천 선수들이 예상을 하고 이미 자리를 꿰차고 있어서 공격다운 공격을 아예 하지 못하고 볼을 돌리는 일이 많았던 것이죠. 이와 반대로 송선호 축구에서의 문제점은 수비를 수비 숫자로 하려는 느낌이 강했다라는 겁니다. 분명히 수비 숫자는 많은데 공이 갈 수 있는 길을 내주는 축구이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이 수비 축구마저 나중엔 이도저도 아니게 되면서 현 상황을 맞이했다라고 봅니다. 다만, K리그2 특성상 이렇게 숫자로 수비해도 상대가 웬만해서는 못 뚫기 때문에 절반은 간다고는 생각 합니다. 그리고 이런 축구를 할거면 90분 내내 뚜두려 맞아도 집중력을 잃지 않을 정신력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겠네요. 16년 부천은 그것이 된 탓에 '부천이랑만 하면 계속 공격하다가 안들어가서 결국 역습 맞고 말린다' 소리를 들었던 것이고 올해는 여론상(?) 축구가 이상하게 변했거나 감독이 뚝심을 지키지 못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 어찌되었든 기본적으로 '수비 조직력'을 만들 줄 아는 감독이 우선되어야 함이 우리와 같은 저예산팀에게는 어울린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좋은 선수는 어느 구단 똑같이 원한다

 

우리의 예산은 한정적입니다. 그리고 이는 많지가 않습니다. 남들처럼 비싼 선수를 주전, 비주전 섞어서 데려올 수가 없어 주전 몇 명만 빠져도 그것이 바로 성적에 나타나는 팀이기도 합니다. 감독의 특정 선수 활용 역시 이와 관련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항상 하듯이 좋은 선수들을 어떻게든 구해오고 시즌을 맞이한다면 여타 팀과 다를바 없이 예산 순에 맞는 성적을 기대할 수밖에는 없을겁니다. 거기에 용병이나 특정 선수가 대박나면 성적이 좀 좋거나 아니면 부천, 안양, 아산, 안산과 같은 저 예산팀은 올해와 같은 성적을 거두겠죠. 

 

저는 노선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매번 반복되는 한 시즌이 아니려면 용병이나 처음부터 좋은 선수라는 변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가야한다라는 겁니다. 추가로 우리는 좋은 선수들을 주워 담는 것보다  '셀링클럽'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죠. 1부리그에서 도태되거나 밀려서 온 선수 , 갓 올라온 신인선수들이라도 좋습니다. 이제 더 내려앉을 곳도 없는 선수 혹은 이대로 안주하면 안된다는 절실함을 가진 선수 위주로 가짜 사나이 하나 찍을 각오로 굴릴 수 있는 감독이 우리팀에게는 어울리지 않나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해서 무작정 엄하기만 한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의 절실함이나 정신력 컨트롤이 가능한 카리스마가 있는 감독이길 바랍니다. 

 

05년 부천 때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과거 변재섭 선수 인터뷰를 보면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습니다. 몇 구절만 복붙하겠습니다.

 

“지난 해부터 정 감독님으로 바뀌셨는데, 훈련강도가 엄청났어요. 그 때 들었던 생각이 아마추어 시절에도 이것보다 힘들지는 않았다는 것이었죠.(웃음) 그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런데 결국 올 시즌에서야 지난 해에 감독님이 왜 그렇게 강도 높은 훈련을 했는지 느끼고 있어요. 올해는 어느 정도 팀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작년 만큼은 아니죠.”

“개인적으로 정 감독님은 제가 겪은 감독님들 중에 가장 카리스마가 있으신 분이에요. 운동장에서는 정말 호랑이시죠.(웃음) 그래도 사생활에서는 형님 모드로 바뀌세요. 먼저 농담도 거시고...(웃음)”

 

“후배들이 대견스러워요. 경기장에만 들어오면 모두 반 미쳐서 뛰어다니거든요.(웃음) 예전 전북 시절과 비교해도 확실히 달라요. 전북 후배들을 보면 대부분 좋은 대우를 받고 입단한 선수가 많죠. 그러다보니 훈련이나 임하는 자세 등이 조금 약한 면도 있어요.”

 

“반면 여기 후배들은 밑바닥 생활을 하다가 올라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밑바닥 생활의 고통을 알아요. 더 이상 내려가면 안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모두 정말 죽을 각오로 운동을 해요. 정말 열심히 하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엄청난 압박을 하긴 하지만, 효율적이라는 거에요. 혼자서 그렇게 뛰어다닌다면 부담이 크죠. 그러나 지역별로 부분적으로 협력해서 압박을 하고, 반대쪽 선수들은 자연히 안으로 당겨주고 이런 식으로 압박을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어요. 물론 체력적인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90분을 뛰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에요.”


젊은 감독만이 대안일까? 라는 생각은 해봐야한다.

 

제가 간혹 감독 이야기 중에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요새 전 구단이 젊은 감독을 선호한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 된 요점은 '선수들과 대화가 통함' 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보기엔 선수들 + 프런트인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짬 좀 되는 감독들은 프런트에서도 상대하기가 껄끄러워서 피한다는 느낌 역시 받습니다. 그런데 이 '대화의 통함' 이 단순히 친구, 형같은 감독이라는 개념이지 않기를 개인적으로 바랍니다. 정갑석 감독 시절 한참 추락시기에 임대온 선수 인터뷰를 보면 도저히 이 팀이 연패하는 팀 같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저는 시즌 내내 진지하고 긴장할 수 있는 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성적이 어느정도 나오거나 스코어가 벌어져도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밟을 수있을 때 확 밟아버리는 팀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겁니다. 히딩크가 16강 진출 후에 들떠있는 대표 선수들을 모아놓고 대뜸 화를내며 ' 난 아직 목이 마르다 ' 라며 분위기의 끈을 잡았던 것도 그렇고 또 타종목 이야기이긴한데 김성근 감독이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스코어가 7~8점 이상 벌어져도 1점도 안내주려고 평소대로의 중간계투를 그대로 투입하거나 투수 교체를 계속 하면서 욕을 먹으면서까지 상대를 밟을 땐 처참히 밟아버리던 야구를 했었죠. 우리 팀 역시 이렇게 축구안하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추가로 젊은 감독의 단점은 보통 젊은 감독들은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다라는 겁니다. 즉, 부천같은 팀에서 성적으로 경질되거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자신은 감독 생활 끝' 이다라는 것이 감독 경질에 대한 억울함에 자유롭지가 못하다라는 것이겠네요. 팀을 만드는 것 이전에 '성적'에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을겁니다. 반대로 경력 좀 되는 감독이 온다면 이런 것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죠. 상대적으로 뒤탈없이 자진사퇴하는 감독들 대다수가 경질에서 무서울 것이 없는 경력있는 감독들입니다. 조금 안 좋은 일이 있다면 '아 좆같아서 나가고 만다' 이런 감독들이죠. 혹여나 데려올 감독이 젊은 감독이라 하더라도 남기일처럼 이미 팀을 승격시켜 본 경력이 있는 감독이면 모를까 젊은 감독치고 순전히 '자신 사퇴' 로 말끔하게 마무리 맺는 팀들을 제대로 보지를 못했습니다. 자신은 더 잘할 수 있는데 프런트가 안 도와줬다, 선수가 없다 등등 이런저런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양새가 나올 수 있음을 감안해야할 것 입니다.

 

선수 선발은 감독에게 주어진 예산으로 다 맡기되 터치 No

 

지금 계약 시스템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책임을 확실하게 지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독에게 우리에게는 이런 예산이 있고 당신이 뽑은 우선 순위대로 예산이 닿는 데까지 영입을 시도할 것이다. 계약기간 동안 1년차 , 2년차 목표 순위나 실점 등은 어떻게 될 것이며 이를 이루지 못하거나 그렇게 될 것이 확실해졌을 때 자동 계약 해지와 같은 계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축구 성향이나 선수 투입 등에 대해서는 일절 관여를 안하며 프런트와 코칭 스태프, 선수 모두 포함하여 선을 지키는 형태가 되어야 함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감독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송선호 감독과의 만남이 주선되면 꼭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구단에서 경기 내용이나 방향에 대해서 뭐라한 적이 있는가, 선수 선발에 대해 뭐라한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요. 강요가 아닌 단순 아쉬움이라도 말입니다. 이건 누구의 책임을 묻고자 하기 이전에 혹시나 그런 적이 있다면 이런 부분을 고쳐야 감독에게 100%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저는 일단 감독을 선발했다면 이를 믿고 계약기간동안 당신 하고 싶은대로 다 하되 그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알아서 져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선수 선발과 관련하여 경력 감독과 아닌 감독의 차이를 더 언급하고 싶은데 경력과 인맥은 어느정도 비례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감독이 아는 선수와 아닌 선수의 차이에서 데려올 수 있는 선수의 파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05년의 조용형은 부천에 올 선수가 아니었는데 순전히 인맥으로 부천으로 오게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결론

 

부천과 같은 저예산 팀은 기본적으로 수비조직력을 가꿀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수비 조직력의 경우 선수 개개인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그간 해오던 선수 선발이 아닌 밑바닥부터 거친 절실한 선수들 위주로 1년내내 미친듯이 뛰어다닐 선수를 데리고 운용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 남들과 똑같이 한다면 용병 운빨에 좌우되는 해만 계속 반복할 뿐이다. 젊고 경력이 짧은 감독이라면 선수 인맥이나 책임을 물을시에 순탄치 않을 가능성 또한 염두해 보아야 한다. 감독을 뽑았으면 계약 기간동안에는 감독이 무슨 짓을 하든 믿어보되 이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매번 순탄치 않은 감독 경질은 이제 지겹다.

 

 

 

 

p.s : 가장 중요한 것이 그래서 어떤 감독? 일텐데... 이 부분은 제가 많이 부족하네요. 사실 정해성 감독이 다시 와줬으면 했습니다. 제가 쓴 글의 기반도 그간 축구를 봐오면서 저예산 팀의 교과서가 05년도 부천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제가 당시 축구 찬양수준입니다. 용병은 시즌 아웃이라 사실상 없는채로 시즌을 치뤘고 그나마 유명했던 선수가 "최철우" 하나였는데 이 선수도 이미 꺾인 선수였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2군급 네임벨류로 모든 팀 상대로 우세한 경기력이 나온 팀이었으니까요. 심지어는 그 와중에 2군리그는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게 보면 감독들도 바닥에 있는 팀을 위로 끌어안고 갈 수 있는 것에 유능한 감독이 있는 반면에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잘 조합하는 감독들은 또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닥에 있는 팀을 위로 끌고 가는 감독을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지금 유능해 보이는 감독들을 보면 대부분 이미 좋은 선수 혜택을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판단이 쉽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성적을 떠나서 답답한 축구가 싫다면 조덕제 축구가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조덕제 역시 좋은 선수들이 함께 했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 잘 찾아보지도 못했습니다. 범위를 K3,K4까지 넓혀서 알아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어찌되었든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여 봤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p.s 2 : 제가 대안이라는 말을 많이 하곤 했는데 의도를 아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많은 분들이 '송선호 옹호' 라고만 판단하고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전 이게 너무 답답했습니다.  지금 같은 문제를 또 계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일단 자르고 감독 앉히고... 이렇게만 하는 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하면 매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도대체 원인과 문제는 무엇일까?에 대해 더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7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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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원
2020.10.1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쭉 읽어보니 이흥실 감독이 생각이 나네요..

두세번 정독 후에 생각나는거 있으면 추가로 댓글 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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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cbfc
2020.10.12

제일 마지막에 쓰신 이유로 지금은 감독보다는 구단 관계자와의 만남이 더 필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감독 선임 이전에 문제가 무엇인가를 먼저 따져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우리팀의 방향성 같거든요.

팀의 목표가 대체 뭔지, 언제 그목표를 달성할건지,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건지.. 알 수도 없고 이걸 누가 책임지고 챙기고 있는지 다들 알고 계시나요?

새감독이 온들 이팀에서 원하는걸 모르는데 그저 잘하시면 됩니다가 과연 정답일지...

 

형제 모두 유명한 집에서 오신 단장님은 얼굴 마담으로 오신건지, 클린구단 운영한다면서 공무원으로 채운 사무국장이 2년마다 로테이션 되면 대체 우리팀의 목표는 누가 끌고 가는지(2년전 사무국장 왔을때는 열심히 알리더니, 이번에 사무국장 새로 온건 다들 모르고 넘어가겠더군요)

 

다른 팀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구단 직원들 입사해서 로테없이 한업무만 하고 있는거 같은데 그럼 운영팀에서 계속 근무해온 직원이 선수단 운영방향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이조차도 운영팀장이 공석이니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하려나요?

 

지난 몇년간은 팬들의 목표가 승격이니 우리 목표도 그냥 승격할래. 이런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2부팀들 중에 목표가 승격이 아닌팀이 있나요? 결국 팀이 제대로 돌아가야 가능한 목표인데, 우리는 목적지 없이 돌고있는거 같네요.

당장 승격이 목표가 아니어도 좋으니, 우리는 이런 색깔로 운영하겠다. 정확하게 말해줬으면 합니다. 그래야 거기에 맞은 감독도 찾고 팬들도 지켜보겠죠.

Profile
이철민
2020.10.13
@bfcbfc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지금같은 상황이면...감독, 코치 등의 스태프가 바뀐다고 한들 크게 변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구단주, 대표이사는 명예직이라고 할 때...

정말 고민하고 움직여야 할 단장과 사무국장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다른 이야기로 요즘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스포츠 다큐들을 보면, 프런트의 마인드와 실행력이 구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의 부천은 감독 교체하고, 선수 영입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습니다.

정말 부천의 목표를 고민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리즈가 3부까지 떨어졌던 이유로 거지같은 구단 운영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인터넷 조금만 뒤져봐도...왜 리즈가 리즈했는지 다 나오니까요.

"리즈하다(doing a leeds)"가 경영실패로 망하다..라는 뜻의 신조어라고 할 정도이니...

보드진이 바뀐 3년만에 1부로 올라와서 리버풀, 맨시티랑 맞짱뜨고 있습니다.

K리그에도 대전이 사장과 사무국장이 온갖 구설수에 휘말리며 팬들이 "정상화위원회"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구단의 운영의 성패는 성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구단 운영에 대한 논의는 감독의 선임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고...

 

그리고...그 전에 구단 스스로 어떻게 운영을 했었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Profile
Reckoner
2020.10.15
@bfcbfc

말씀하신대로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져야 팬들도 이에 공감하거나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매번 몇 위가 목표이고 승격이 목표인 것은 어느 팀이나 똑같죠.

 

저 역시도 당장 승격 목표가 아니더라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현실에 맞게 남을 설득할 수 있는 플랜제시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감독한테 100% 맡길거냐 아니면 프런트 축구를 할거냐?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그리고 축구를 하면 어떤 색의 축구를 하는 감독을 데리고 올 것이냐? 등등 구단도 그렇고 선수단도 그렇고 그런 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믿고 기다려주는 분들이 많아질거라 생각을 합니다. 단,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물론 수반되어야할 것이구요.

 

이번에도 감독 뽑는데 있어서 선발 기준이 새로운 감독이 올때마다 통상적으로 기사 내용에서 들을 수 있는 아니라 구단이 감독 이력부터 축구 스타일까지 구체적으로 원하는 기준을 정하고 이에 부합해서 뽑았다라는 것을 듣고 싶네요. 단순히 잘하고 좋고 노력한다 이딴거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Profile
bfcbfc
2020.10.22
@Reckoner

좋은 의견 주셨는데 계속 부진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의견이 많지 않군요... 몇경기만에 승리인데도 조용하고...

어떤 이유던간에 구단의견을 듣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거 같은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Profile
뉴부천
2020.10.14

정성을 들인 긴 글이라 자세히 봐야 하는데, 일단 속독으로 보면서 의견을 낸다면..

 

사실 많은 구단의 시스템에서 감독이 경질되든 임기를 채우든 노하우 전수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나가면 끝이고 다음 감독이 새로 팀을 꾸리는 것 같아요. 비유하신 전쟁으로 치면 경질이든 임기 만료이든 다 할복과 같은 효과 입니다. 감독끼리 인수인계를 하지도 않을 것이고, 노하우를 정리하지도 않겠죠. 혹시나 살아남은 코치나 선수들이 전 감독의 흔적을 갖고 있겠지만, 새 감독이 그 말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든 감독, 젊은 감독의 문제는.. 노하우나 연륜의 문제라면 참 좋겠는데, 그 보다는 나이든 감독 중 상당수가 축구판에서 때가 탔다는 것입니다. 학교, 지역, 몸담은 구단 등등 셀 수 없는 방향으로 얽힌 관계의 굴레 속에 적당히 자신의 이익도 챙기는 그런 좋지 않은 쪽으로 '연륜'이 두렵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젊은 감독이라도 깨끗하지 않겠지만, 그나마 나을 가능성이 높고, 구단이 부정적인 상황 발생 전에 컨트롤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용병은 운빨이라는 말이 동의 합니다만.. 적지 않은 경우 소개하는 에이전트나 소개 받는 감독은 어느 정도 답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올해는 대안이 없고 시간이 없어서 그냥 받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좀 나은 선수는 코로나 때문에 도망을 간 것 같고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용병을 운빨이라고 하는 건 선수 영입 업무를 한 구단 관계자들에게 수십억으로 쓰고도 실패할 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위험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옥석을 구분할 수 있어야 소위 축구 전문가 아닐까요? 팬이 고르나 구단 관계자가 고르나 똑같이 운빨이라면 월급을 받을 이유가 없죠.

 

좋은 논의를 시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Profile
Reckoner
2020.10.14
@뉴부천

댓글을 보고 두 가지 오해가 있어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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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인수인계 문제는 감독들의 전술적인 것에 대한 노하우라기 보다는 감독직으로 있으면서 시스템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보완, 해결하는 모습을 찾기를 바란다라는 의미였습니다. 뉴부천님 말대로 구감독와 신감독이 만나서 전술적 인수인계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단순히 송선호 감독을 예로 들면 2년 많게는 4년동안 부천 구단에 있으면서 느꼈던 시스템상의 문제점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선수 선발, 용병 등등 이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면 감독의 입장에서도 그 이야기를 듣고서 다음 감독이 왔을 때에는 이를 구단 차원에서 보완해주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감독이 그만둘 때 우리는 구단의 입장은 직,간접적으로 들었지만 감독으로부터의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무조건 한 쪽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독이 느끼는 문제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대화의 장의 시간을 이런 측면에서 충분히 활용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썼습니다. 구단도 아니고 상대가 팬이라면 아쉬움이든 뭐든 부천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그래도 표현해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병 이야기는 제가 좀 오해하기 쉽게 적어놓은 것 같습니다. 단순히 감독을 논하는데 있어서 제외시키겠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쓴 글에서 좀 더 확장해보면 용병이나 특출난 선수빨로 성적을 내는 감독이라면 결국 한계가 있다. '팀'을 만들어주는 감독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것이겠네요. 아니면 아예 용병 없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까지도 합니다. 이번 바이아누 케이스같은 경우는 너무나도 성급했습니다. J리그 활약상을 보아도 '성실' 함만 볼 수 있었지 돌파력, 슈팅이나 특징이 그다지 없는 것이 그대로 보이는데도 데려왔기 때문입니다. 특출난 능력이 있다면 그 능력이라도 활용해 볼 수가 있을텐데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이나 우리가 필요한 포지션이 아닌 전혀 쌩뚱맞은 포지션에서 용병이 오거나 하는 경우에는 지적받아야 함이 마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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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연륜에 대해서 지적하신 문제는 저도 처음에는 뉴부천님처럼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생각이 좀 바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시간이 날 때 정리해서 다시 댓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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