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부천FC 선수가 된다는 것에 대해 "뭔가 다른 세상에 온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경기 중에 다른 팀 선수가 우리 팀 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가정해보세요. 어떤 느낌인가요? 비슷한 장면을 많이 봤는데, 아주 극단적인 외침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좀 순화해서 표현하면 "그 손 치워"정도. 이게 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경기장에 많이 오신 분들은 꽤 들었을 소리입니다.
이런 게 '로얄티' 또는 '충성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 뭐가 충성이냐하지는 마시고요. 여기서 충성도는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소속감과 일치감을 느끼는 정도를 말하는 지표 용어로 쓰이는 말입니다. 경례할 때 쓰는 그 충성 아닙니다.
클럽에 로얄티가 있는 팬들은 선수들도 클럽에 로얄티를 갖기를 기대합니다. 당연합니다. 우리 선수가 우리 팀에 소속감을 느끼고, 일치감을 느끼고 공동의 목표룰 위해 달려가야죠. 이런 관점에서 우리 선수들은 SNS나 경기장에서 타 팀 선수나 팬과 친분을 과시하지 말아 주세요. 보기 안 좋습니다. 저는 부천에만 로얄티가 있고, 소속감을 느끼며, 이 팀을 통해서만 축구의 목표를 이루고자 합니다. 선수들도 우리의 함성을 함께 하고, 이 팀에서 연봉을 받는 이상 이 팀에 강력한 로얄티를 보여 주세요.
극히 일부의 타 팀 선수 또는 팬과 반가운 인사 등은 이런 팬들의 로얄팅화 목표 의식에 찬물을 끼엊게 됩니다.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는 셈입니다. 개인적인 친분, 상대에 대한 존중 다 좋습니다. 이 팀에서 나가서 하거나, 안 보이는 곳에서 해주세요.
최근 축구에 입문했거나, 축구를 기술적으로 즐기는 분들은 뭔 소리인가 할 수 있는데, 이런 강력한 로얄티에 대한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니고 축구 서포터라면 어쩌면 기본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래 울트라스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울트라스가 뭡니까? 다소 진보적이면서 활동적인 그룹의 서포터즈로 시위에서 사용하는 노래, 구호, 깃발, 게이트 기(현수막) 등을 축구장으로 들고 들어온 집단을 말합니다. 이렇게 시간을 투자해 뭘 만들고, 노래 하고, 소리지는 울트라스의 기본 조건은 바로 강력한 충성도(로얄티)입니다. 하긴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로얄티도 없는 대상을 앞에 두고 방방 뛰면서 90분 내내 목 놓아 소리치고, 지방 원정까지 따라가겠습니까. 저는 부천의 선수들도 이런 기운을 받아서 뭔가 다른 팀의 뭔가 다른 팬과 함께 하는 선수라는 느낌을 갖기를 바랍니다.
영화 골1인지 골2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지역 프로축구 선수가 술을 마시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동네 할머니가 이런 내용의 말을 말합니다. "술 마시니까 축구를 못하지" 이건 클럽과 선수에 대한 로얄티가 있는 연고지 시민의 반응입니다. 책망이지만, 더 잘 하라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는 멘트입니다. 콜라 광고였나요? 리버풀 유니폼 입은 꼬마가 맨유 베컴 엿 먹이고 지나가죠. 딸이 라이벌 팀 서포터와 결혼한다고 해서 난리가난 내용의 남미 영화.. 프로축구 클럽은 그 하나로 온전한 하나의 단단한 조직이 되어야 하며, 적어도 리그에서는 지역과 팬만 바라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야합니다. 이런 건 앞에 오래된 영화나 CF처럼 아주 오래된 문화입니다.
길게 썼는데, 요약하겠습니다.
부천FC 선수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우리에게 너무나 특별한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들이 터 팀 선수나 팬과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우리가 볼 수 있는 곳에서 관계를 맺는 보습을 보이지 말아 주세요. 우리가 클럽에 집중하고 목표를 위해 달려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이 클럽에 보다 강력한 로얄티를 보여주세요.
내일 경기 중요한 건 아시겠죠. 이제 모든 경기가 플레이오프입니다. 아무래도 올해 기회입니다. 1부리그 가야겠습니다. 다 느끼시겠지만 축구 선수로 프로에 들어와서 승부를 걸어야할 때가 있다면 올해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그 순간을 함께 한 선수들을 몇 단계 위로 끌어 올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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