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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2008.09.01

2008.8.30. 남양주전 후기

조회 수 1099 추천 수 11
지난 토요일 경기는 간만에 사람을 흥분시키는 축구다운 경기였습니다.

저렇게 뛰어서 90분을 다 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압박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전방부터 압박을 꾸준히 하니까 노련한 남양주 선수들이 공을 줄 곳을 찾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반 시작 후 한 10분 정도는 남양주가 "부천 얘들 왜 이래"하는 분위기였고, 그 이후로도 자기 페이스를 찾는데 애를 먹는 모습이었습니다. 마현욱 선수의 압박 플레이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다 걸어 다녀도 혼자서 뛸 것 같은 한석진 선수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강윤혁 선수도 교체 아웃되기 전까지 이전 경기보다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팀의 경기에서 제대로 주워먹기만 하면 되는 패스나 크로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포워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넘어 오는 공을 따내려 경합하려다가 실패하면 우리 진영으로 조깅하듯 내려오는 것은 너무 한가한 자세입니다.

공격 실패 후 공을 가진 선수에게 달려드는 플레이를 통해 실수를 유발시키고 또 다른 찬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90분 내내 달려들 수는 없겠죠. 전혀 가망없는 공을 따내려 달려드는 것을 자제한다면 체력 안배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지난 경기의 또 달라진 점이라면 지체없는 크로스였습니다. 질질 끌지 않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려서 사단을 내는 모습은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패스웍이 살아난 것도 무척 긍정적인 점입니다.

지난 경기의 또 다른 특징은 중거리 슛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대환영입니다. 상대 팀 골키퍼가 수준 미달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공중볼 처리에 미숙한 경우가 많구요, 중거리 슛이 제대로 맞으면 공이 부들부들 떨면서 날아 오는데, 막기 참 어렵습니다. 유효슛만 된다면 보다 많은 득점 찬스를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선수들 쇄도 필수.

특히 김태륭 선수의 센스있는 장거리포는 정말 아까웠습니다. 그리고 김선수가 제대로 뽑은 몇개의 스루 중 한두개만 살렸어도 경기는 우리 것이었을 텐데, 정말 아깝습니다.

앞으로 계속 원정입니다. 원정에서는 심판 등을 통한 텃세도 예상됩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골에이리어까지 파고 들어 갔다가 파울 등으로 찬스를 날릴 수 있습니다.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수비도 끌어내고, 파울의 위협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수간의 콜 플레이가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것도 좋은 현상입니다. 서로 부르고, 격려하고, 박수치는 모습은 경기를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한 팀으로서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 가는 것은 단체경기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 아닐까요.

관전하는 입장에서 이번 경기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코칭스탭의 교체가 매우 적절했다는 것입니다. 우리팀은 무지하게 뛰었고, 현 K3 최강 남양주를 압도했습니다. 그런 배경에는 적절한 교체로 선수단의 체력을 유지하도록 도운 감독과 코치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트 플레이 때마다 코치가 내린 작전은, 비록 성공은 못했지만 가능성과 그간의 노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앞으로도 세트 플레이에서는 코칭스탭의 지휘 아래 선수들이 사전에 연습한 플레이를 실천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새끈한 작전 몇개 더 만들어 주세요. ㅎㅎ

경기를 보면서 김대환 선수의 움직임과 근성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수비라인은 적어도 남양주전만 보면 채주봉의 빈자리를 메꾼 느낌입니다. 주전이 자주 바뀌는 우리 팀에서 이한진, 양경환, 유병훈, 강찬송은 거의 확실한 붙박이 수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중에 내년에 상위리그로 팔려가는 선수 나오는 것은 아닌지..

김진명 선수 정말 열심히 뛰었고, 성과도 좋았는데 후반에 스루 하나 빠진 거 그거만 성공했으면 어제 업고 다니는 건데.. T.T 부천이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한 시점에 최영민 선수의 복귀가 있었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일까요. 파발전에서 적어도 2개는 막아냈는데, 남양주전 PK는 방향까지 잡았는데 너무 아쉽게 됐습니다.

그 PK. 글쎄요. 줘도 그만 안줘도 그만인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핸드볼이라고 해서 다 불어대는 것은 아니니까. 그 상황이 고의성이 있었을까요? 고의성이 없었어도 공의 흐름과 찬스를 죽이고 살리는 그런 상황이었을까요. 최근 팀의 팀체에도 1,000명이나 찾은 관중과 서포터의 열기... 이런 리그의 열기를 살릴 방법은 없었을까요? 우리는 홈에서 홈 어드벤티지를 못느끼고, 원정에서는 텃세는 느낄까요? 그냥 주관적인 판단일까요?

천성권 선수의 어색한 인사, 잘 보았습니다. 주변에 인사를 끝내고 돌아가는 가운데 혼자 천천히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노장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지난번에 랄랄라 할까봐 그냥 가셨다는데, 지는 경기에서는 랄랄라 안하니까 부담갖지 말고 오세요. --; 마음고생 다 터시기 바랍니다. 예전에 이원식 선수도 같은 일이 있었는데, 뻘쭘하게 인사를 순식간에 하고 간 후 서포터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우리 구단의 외국인 관중이 폭발적(?) 증가세입니다. 화성 산골짜기까지 대여섯 명이 웃통 벗고 오더니, 아산과 경기 때 10명이 넘었고, 은평구까지 사발면 들고 오더니 지난 경기에는 30명이 넘었던 것 같은데... PK시점에서는 영화에서 자주 듯던 fuck 돌림의 잉글리시 욕설이 정겨운... 어쩌면 우리보다 더 흥분한 사람도 몇 명.. -- (거봐 우리만 욕하는 거 아니잖아..ㅋ)

9월에는 홈 경기가 없습니다. 앞으로 홈경기는 불과 3경기 남았습니다. 아마 후기리그가 끝나면 엄청 허무할 것입니다. 힘을 쓰지도 않은 것 같은데 리그는 끝나는 그런 느낌..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선수단이나 프런트나 서포터나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을 제안합니다.

남김없이 땀을 쏟고 휴지기를 맞아야 후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11월부터 3월까지 무슨 낙으로 사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경기 결과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리그가 진행되는 기간이 그래도 행복한 것 같습니다.

ps. 지역후원사 11호점 정말 맛있습니다. 이제 지역후원사 간에도 경쟁이.. 11호점은 벌써 본전 뽑았습니다. 경기 후 테이블이 북적북적.. 이겼으면 닭들의 장례식날이었는데.. 내년에는 지역후원사 최소 입금액을 2배로 올려도 될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그게 시장원리인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 남양주 잡고 다음 경기부터 홈 1,500 관중 목표로 가는 거였는데.. 젠장..

7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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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백
2008.09.01
대부분의 분들이 11월부터 3월까지 무슨낙으로 살지 걱정하시기 시작한 이때... 그 떄면...
군인이구나... 생각한 1人 젝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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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춘
2008.09.01
이런좋은 경기내용과 경기종료 휫슬이 울릴때까지 죽기살기로 뛰어준 선수단 여러분과 코칭스텝에게 뜨거운 경려의 박수를 보냄니다.
또한 관중과 써포터가 반도 안오셔서 좋은 경기내용을 못보셨다는 것이 아쉬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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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2008.09.01
추석이 일찍 찾아와 많은 분들이 성묘 지내시러 가신것도 영향일 듯 싶습니다.
이제 홈경기 3경기니 집중하고 참여 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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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이
2008.09.01
관중도 관중이지만, 써포터가 눈에 띄게 적게 온거 같더라구요.
항상 오시는 관중분들은 다 오셨던거 같아요. 일어나서 응원하시는 아저씨들 최고!!
다음경기 함께해요!! ^^*
외국인분들 엄청 사진 찍어대셔서 부끄러웠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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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희
2008.09.01
지난 주말에 벌초를 하러 꽤 많이 서울을 빠져 나갔다고 뉴스에도 나오더군요..
10월 홈경기에는 많은 관중들이 들어올 수 있기를.. (이번 시즌에 2000명은 넘겨봐야...)

아울러, 선수들의 투지. 좋았습니다. Good Game!!!
이런 경기라면 이기지 못하더라도(이기면 더더욱 좋겠지만) 당신들이 자랑스러울꺼예요.
하지만, 자꾸 분위기 끊어대는 삼류심판은.. 아~ 정신줄좀 그만 놓고 다니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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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식
2008.09.03
우리 선수들은 참 연기가 뛰어난 배우들 같습니다.

사람들을 슬프게 했다가도 또 웃게 만들고..
그 멋진 영화의 관객이 되었다는것도 참 좋은 추억이 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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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식
2008.09.03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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