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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2008.08.10

오늘 정말 괴로운 날 입니다.

조회 수 1034 추천 수 16
무더운 날씨에 정말 많은 분들이 원정에 참여했습니다. K3의 특성상 이전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 몇명이 원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오늘 경기는 초반에 결판이 났습니다. 어림잡아 경기 시작 후 10분 동안 3골을 먹었습니다. 정말 이상한 곳까지 끌려가서 제대로 두들겨 맞고 나온 듯 정신이 어지럽습니다.

일단 경기장은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뙤약볕이 쏟아지는데 어린이나 여성들이 피해있을 그늘이 없었습니다. 본부석 쪽으로 갔으나 AD카드가 없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손바닥만한 관중석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을 이야기를 나눈 끝에 본부석 쪽 한뼘 그늘 밑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있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축구협회의 경기운영 기준은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원정팀과 팬들의 동선 분리, 번듯한 경기감독관 자리 등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데, 동네 조기축구 같은 화성의 시설은 버젓히 허용이 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화성은 볼보이도 없었습니다. 공은 팬들과 선수들이 주워와야 했습니다. 볼보이가 늦으면 호통을 치던 축구협회 직원들은 부천에만 오는 것입니까. 경기장 주위에는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도 물도 없었습니다. 선수들이 마실 물은 팬들이 사온 것을 던져 주어야 했습니다. 정말 이런 경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부천은 매경기 수백만원에 달하는 경기장 이용료를 내면서 한경기 한경기를 목숨 걸고 치릅니다. 삐끗하면 적자이기 때문에, 일요일 프런트가 따로 나가서 경기장 청소합니다. 청소비 아끼려구요. 번듯한 '구단주'까지 있는 구단 치고는 운영 수준이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구단 있다고 폼은 나는데, 실상은 가난한 시민구단보다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 경기부터는 볼보이, 선수단 이동 노선 조정, 선수에 대한 물제공, 무더위시 그늘막 제공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는 제공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팬을 쫓아내는 상화은 연출하지 않는 것이 구단을 운영하는 단체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K3가 그냥 한경기 한경기 리그 일정 때문에 때우는 것은 아니잖아요?

경기 이야기를 하면..

먼저 노파심에 이야기하자면,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천 팬에게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그래서 오늘처럼 폭염에도 산골짜기까지 찾아가고, 뙤약볕 밑에서 펄펄 뛰며 응원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팬들의 응원을 받고 행여 상대팀에 대해 우쭐한 마음을 갖는다면 큰 오산입니다. 경기에서의 실력은 실력이고 우리 팀이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우리팀이기 때문에 응원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부천 팬의 성원을 받고 경기에서의 집중력을 잃는 선수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약간 느꼈습니다. 응원은 응원이고 경기는 경기입니다. 팬의 성원을 받고 어깨에 힘만 들어가면 우리가 함께 망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팬의 성원은 결국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의 것이지 모든 선수의 것은 아닙니다.

더 이상 우리 구단이 열악하여 선수들에게 더 열심히 뛰라는 말을 못 하겠다는 말은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구단 상황은 다 알고 오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와 TF 그리고 그 모태가 되는 팬집단은 더 나은 조건과 미래를 위해 생업에 지장을 주어가며 개인 돈을 써가며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선수 뿐 아니라 팬도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고 있습니다. 함께 고생하는 처지입니다.

물론 화성은 홈에서 늘 오후 3시 경기입니다. 조명이 없는 경기장이더군요. 그리고 수준이하 인조잔디 구장에서 거의 매일 훈련하기 때문에 익숙합니다. 원정팀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그런 이상한 나라의 경기장을 홈으로 쓰며 승점을 쌓는 것이 화성의 전략 중 하나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점 상황은 확실하게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번째 골은 문전 앞에서 상대 선수가 프리하게 슛을 하게 한 상황으로 전형적인 집중력 부족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인가 세번째 골은 상대가 골중 볼을 따낼 때 멍하니 서 있던 수비수의 실책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격에서 우리는 발빠른 근사한 윙백 내지는 사이드 어태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간 언발란스 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포워드에 장신을 2명이나 박아 둔 상태에서 발빠른 사이드가 필요한 것이냐는 것입니다. 장신을 둘이나 문전에 박아 둔 것은 롱패스로 치고 떨궈주고 때린다는 것 아닌가요? 그럼 굳이 사이드로 빠르게 파고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무조건 올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 특히 시간은 없고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은데..

두번째 만회골 상황. 길게 넘기고 이병덕 헤딩 골이 바로 장신을 두명이나 문전에 둔 상황을 잘 이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문전으로 올라간 크로스는 대부분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정확한 것도 장신 스트라이커들이 제대로 터치한 공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런 소위 뻥축구가 효율성이 없다면 다른 생각도 해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성적을 낸 경기는 대부분 빠른 선수들이 역습 등을 통해 패스를 통해 성과를 냈습니다. 특히 빠른 사이드가 양 옆에 있다면 포워드로 키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게 효율적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즉 부천은 오늘, 장신이 두명이나 문전 앞에 있는데 죽어라 빠르게 사이드를 팠고 거기서 이야기들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리그를 보면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할 때 의외로 좋은 경과가 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선수들의 경험이 아무래도 적은 경우가 많아서 골키퍼가 공을 잡을 때부터 압박을 하면 상대는 실수 연발이더군요. 오늘은 날이 덥긴했지만 그런 압박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상대적으로 화성 선수들에 비해 치열함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김수로가 '무릅팍 도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오디션을 갈 때 적장의 목을 따는 자세로 간다" 이런 자세가 있어야 그 분야 최고가 되는 모양입니다. 우리, 경기할 때마다 지는 것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10명인 팀을 상대로 우리가 진정 최선을 다한 것입니까.

-- 혹시 머플러 주우신 분 없나요? 경기 후 난리통에 잃어 버렸습니다..

7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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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희
2008.08.10
머.. 이 글에 제 머리속에 있는 말들의 대다수가 나왔네요.. 아쉽고 힘든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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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2008.08.10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천 팬에게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천 팬에게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천 팬에게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천 팬에게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부천 팬에게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다른 어떤말보다 짧고 굵게 딱 이 말 만큼은 선수들이 꼭 명심해 두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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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2008.08.10
정말 더운데.....수고 많이 하셨습니다.....함께하지 못해 더욱 죄스러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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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2008.08.10
부천FC에 들어 온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부천 팬에서 축구는 그냥 축구가 아닙니다.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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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희
2008.08.10
이 구단은 팬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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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2008.08.10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어떻게 이 팀이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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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민
2008.08.10
우리팀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모르고 설렁설렁 뛰러 온 선수들은 과감히 나가야죠...
솔직한 심정으론 새로 영입된 선수들 그리고 남아 있는 선수들중에 부천을 대표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뛰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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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 profile 정재영 2008.08.19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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