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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2007.12.18

이곳은 서포터 게시판이 맞습니다만...

조회 수 3020 추천 수 36
서포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대강의 감은 잡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게시판은 서포터 게시판이기 때문에 나름의 특성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배척하거나 힘들게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팀을 만드는 일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천 서포터? 대단합니다. 그 이유는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1~2백명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요? 또 그 마인드는 그렇게 대단한 것입니까?

팀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는 머릿수. 이 때문에 각계의 후원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 하는 나약한 존재. 나 잘 났다고 떠들지만 정작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입만 살아있는 집단과 뭐가 다릅니까.

세상에 누가 날 때부터 서포터였습니까. 다 아무것도 모르고 어리버리하다가 이곳에 와서 조금씩 알게 되는 것 아닙니까.

부천구단은 서포터의 힘만으로는 한달도 버티지 못합니다. 여기에는 서포터 수의 수십배에 이르는 서포터가 아닌 사람들의 힘이 절실합니다. 창단설명회에서 그리고 창단식에서 양복입고 어색하게 서 있는 많은 분들을 보았을 것입니다. 서포터가 뭔지도 모르는 그런 분 한 분이, 현실적으로 서포터 100명과 중요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열정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열정을 너무나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십년넘게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이 곧 특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서포터를 모르는 분들이 이곳 게시판을 스쳐갈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보이는 배타적인 모습은 결국 우리는 파멸로 이끌 것입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 모르는 분들, 정말 따뜻하게 감싸 안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생각이 있다며 동참을 유도해서 몸집을 불려야 합니다. 다른 구단의 서포터이면서도 이곳에서 설레발치는 사람이야 차치하더라도, 구단에 대한 애정이 있는 상태에서, 또는 궁금해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분들에 대해서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맞이하고 동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서포터의 열정을 비난이 아니라, 설명으로 표출해야 합니다.

부천에 팀이 생겼다는 소식에 슬그머니 찾아온 사람들이 겁을 먹거나 이질감을 느껴서 이곳을 떠나고 결과적으로 경기장도 못오고, 그래서 구단이 수익이 줄어든다면, 누가 책임질 것입니까. 부천서포터 1~2백명이 한 사람당 연간 천만원씩 낼 것도 아닌데...

서포터가 이런 곳인지 저도 몰랐고, 여러분도 처음엔 몰랐습니다. 그리고 어떤 정신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까놓고 말해서 우리가 서포터로서 공유하고 있는 확실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정리하실 분 있으십니까.

우리는 아직도 만들어지는 중이고, 우리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주변의 친구들에게는 말 한 적이 있지만, 서포터는 서포터 자체로 머리수가 최소 1만5천명이 되기 이전에는 잘난 체 할 처지가 못됩니다. 다른 어중이 떠중이 없이 서포터끼리 팀 만들고 운영할 수 있을 정도 되어야, 우리는 비로소 경기장에서 욕도 할 수 있고, 배타적인 입장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입니다. 서포터 마인드가 있다고 여기시는 분들은 게시판에서 어설프게 사람 잡지 않습니다. 생각은 크게 갖더라도 모든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무서워서 게시판 못온다, 살벌해서 경기장 못간다, 이런 이야기 나오면 우리는 끝장입니다.

내공은 게시글과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대중에 대한 흡입력도 무척 중요합니다. 익숙치 않은 이름이 게시판에 등장하면 하늘에서 천사라도 내려온 듯 반기고, 꽉 잡아서 동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박박 긁어 모아서 함께 갑시다. 그래도 될까말까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최소 1만 5천명이상이 되기 전에는 잘 난체 할 자격도, 욕할 자격도 없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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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2007.12.18
뭐.. 어렸을때 한마디 잘못하면 융단폭격을 받는 곳이 우리 게시판이였지만...
이제 시대도 바뀌고.. 팀의 어려움도 더 많아지고.
우리도 한걸음 양보하고 더 따뜻하게 새로운 식구들과 융합하지 못했던 팬분들과의 사이도 더 줄여가야겠죠.
동민형님의 말에 동감합니다.
부천운동장을 가득 메울 그날까지 노력합시다.ㅋㅋ

(아. 내가 2만명 깎아먹는댔으니 안가면...최소한 21000명은 되겠구나...예전 도룡선생님의 댓글에 아직도 꿍해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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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2007.12.18
예전부터 계속 하고 싶었던 말들을 시원하게 풀어주시네요
우왕~ㅋ굳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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