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즌을 끝내고, 정말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구단의 목표와 지지해주신 분들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체 시즌 마감하여, 송구함을 느낍니다. 더욱이 늘 변함없이 성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구단은 조금은 나태했거나, 부족했던 점은 없는지 돌아봐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08년 2월에 작성한 "부천풋볼클럽1995 마스터플랜" 속에는 올해 시즌이 부천FC가 K3리그 마지막이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당당히 2011년 상급리그 진출을 이루자 계획을 했었죠! 하지만 이 역시도 1년 이상을 더 연기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시즌 결과에 다소 실망하고 있을 시기에 좌절감을 주는 내용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코 좌절이 아닌, 자칫 잊어버릴 수 있는 우리의 희망과 꿈이 아직 확고하다는 것을 각인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내셔널리그 진입을 위해 알아본 결과 현 내셔널 팀 중 가장 적은 금액으로 운영하고 있는 팀처럼 계획을 잡으면, 약간의 무리수를 둘 경우 상급리그로 갈아 탈 수 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 상태에서 획기적인 수익의 변화 없이는 1년 버틸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잠시라도 상급리그 진출의 행복을 느끼고 싶고, 올라가면 어떻게든 된다. 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으면, 어떻게든 억지로 진행은 해볼 수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거나, 비슷하다면, 또한, 우리의 목표가 내셔널이 아니라 K리그로 알고 계시다면, 당장 내셔널에 생명까지 걸 필요는 없다는 것도 이해하실 거라 봅니다.
우리는 많은 돈을 비축하면서 운영하는 구단이 아니죠! 매년 운영비가 보장된 기업 축구단도 아닙니다. 한 해 운영을 엉망으로 하거나, 년 초에 잡은 계획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당장 다음 시즌을 바라볼 수 없는 미약한 구조의 구단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한 순간도 재정의 자유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관중을 늘리고, 성적을 좋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투자가 있을 경우, 가능하다란 플랜은 가지고 있지만, 마음 놓고 실천할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돈 없으면 없이, 있으면 있는 되로 운영하라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개인의 구단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 구단을 담보로 미래에 대한 무관심, 의지와 열정이 희박한 발상으로 도박하듯 운영은 할 수 없습니다.
구단이 성장하고, 영원히 내 곁을 떠나지 않길 많은 분들이 바라고 있죠, 하지만 우리는 아직 안개 속 도로를 벋어나지는 못했고, 목표점에 가까워졌다 느끼지만, 전방에 낭떠러지가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 액셀페달을 거세게 밟을 순 없겠죠!
우리가 목표했던 상급리그 진출은 주춤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잠시 보류된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법인전환과 연고지역 지자체의 협조 등, 산재되어있고, 풀어가야 할 일들을 조금 더 확고히 해놓고, 기반을 더 단단하게 다진 후 구단이 어디로 가든 불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시적인 제스처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시측과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관련 지자체 친기업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늘었습니다. 지금이 안개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회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여하튼 우리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천FC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구단이 처해진 당장의 모습 때문에 희망까지 놓아 버리는 일도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직 멀어보여도, 분명히 도달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시즌성적은 재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올해 또는 예전과 같아선 안 된다는 인식은 심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K3리그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어진 상황이 열악해 목표 직전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순 없겠죠, 뒤집을 수 있는 대책을 새워야 할 거 같습니다.
당장 뚜렷한 대안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내년 시즌 운영 계획에 필히 집고 넘어가야 할 이번 겨울 우리의 큰 숙제가 될 거 같습니다. 일반 관중이 외면하는 건 고사하고, 이러다간 팬들마저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습니다.
구단은 2011년도 운영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기 위해 계획안 작업을 서둘기로 했습니다.
한 가지 더 얘기 하겠습니다. "팬의 구단" 모르는 분 없겠죠? 구단 존재의 이유와도 같은 이점 결코 잊어선 안 됩니다. 구단 운영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서포터로 구성된 축구단은 한국에 우리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러한 것이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건 부천FC는 “팬들의 구단”이란, 수식어로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이미 구단의 확고한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아니면 구단은 흔들린다는 생각을 아직은 해줘야 합니다. 한 사람의 손길이 아직 애타는 상태라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팬들에 의해 탄생했고, 팬들에 의해 움직이고, 팬의 구단이란 칭호를 받고 있다면, 아직은 완전하지 못하기에 함께 조금 더 키워가야 합니다.
팬의 구단이란 유일한 콘텐츠는 현 축구판에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구단 스폰서를 영입하거나, 어떤 대상에게 우리를 소개할 때 그래서 제일 많이 강조했던 것도 이 부분이었고, 어느 구단도 소유하지 못하는 우리만의 소개서가 있다는 것이 늘 자랑스러웠습니다.
팬은 팬, 구단은 구단이란 독립적 생각은 아직 너무도 이릅니다. 아니 영원히 그러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모 구단처럼 팬과 구단이 경계하고, 적대시 되는 건 한 순간입니다. 그들도 처음은 우리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구단과 팬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분이 혹시 있다면, 누가 때려도 흔들리지 않을 때 그때나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구단에서 봉사하고 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헤르메스임을 절대 망각할 수 없듯이 여러분도 구단을 만든 주인이란 점,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원히 자신과 함께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 같은 구단을 원하신다면 아직은 지쳐서도, 방심해서도 안 됩니다.
70년 후 대한민국 축구사에 부천FC1995란 명문 구단의 기록에서 우리가 V자를 그리며 위대한 팬들의 기적으로 남을지, 내 팀은 없어지고, 기억하는 이 하나 없이, 자신의 가슴속에 멍울만 남기며 살아갈지는 우리의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지속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2011년 당장 변한 것은 없어보여도,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줍시다.
입셍로랑
2010.11.05목표한 것과 현실은 분명히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두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일보 후퇴... ^^
우리들이 더 단결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젊은남자
2010.11.05저도 부천FC 구단주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 책임을 통감하고...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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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어쩌다보니....드뎌...영관으로 승진은 했네요....
별은 언제나 달려나....(원래 올해 안에 별 다는게 목표였는데 말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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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 업무 협조를 위해 늦지 않도록 이메일 보내고
전화드리도록 하겠습니다...
wave
2010.11.05가식적인->가시적인 으로 고쳐주세요^^
오중권
2010.11.06두 번이나 읽었는데.. 왜 찾지 못했지...ㅡㅡ;
전병조
2010.11.06두식님 말씀대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아니 백보 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