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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koner

2016.05.01

선수단, 프론트 , 팬 모두가 이 글을 읽기 바라며..

조회 수 1284 추천 수 25

FA컵 출전 선수 문제로 말이 많네요.?

저 또한 한라대와의 경기 이전에 이미 포항행 티켓을 예매해 놓은 입장으로 이번 감독님의 인터뷰는 여러모로 아쉬웠고 화가나기도 합니다.


구단쪽과 이야기를 나눈 분도 계시고 직접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신 분들고 계신 것으로아는데.. 상황이 많이 안좋네요.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 됩니다.


사실 감독의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모든 팀이 FA컵 및 주중 경기가 있는 가운데 주전 선수들을 쉬게해서 체력적 우위를 가지고 리그에 임하고 싶은 마음. 특히 초반 상위권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이번에 놓친 한 경기가 리그 종료 시에 큰 후회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 또한 사실이고 실제로 재작년 안양과 작년 대구가 그랬죠. 더 거슬러 올라가면 05년 부천이 한 경기 승점차이로 플레이오프 행 티켓을 울산에게 내줬습니다. 그리고 울산은 그 해 우승을 합니다.

*당시에 부천이 플레이오프에 진출 했다면 연고이전이 없었을 거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감독에게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올 시즌 잘 치르고 클래식을 올라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성적은 예산 문제에 직결) 어디 있겠으며 선수단 운용에 대해 팬들이 얼마나 잘 알기에 단순히 클래식 팀과 겨룰 수 있는 게임 하나로 경질이야기까지 들어야 하느냐? 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팬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바로 '부천' 이란 팀에서 찾고 싶습니다. 단순하게 축구팀의 한 감독이라는 타이틀 아래라면 지금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팬이 존재하고 나름의 전통을 갖춘 팀의 감독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건 감독과 선수 그리고 새롭게 유입되는 팬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이 팀에 영입되어 들어왔을 때 중요한 것은 선수단 분위기에 적응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부천' 이란 팀 자체의 전통 및 정체성에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통과 정체성을 지키는 일은 항상 합리적일 수가 없습니다. FA컵에 주전 선수를 내보내는 것이 비합리적인 선택이라 할지라도 팀의 전통성을 위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간단한 예로 단순한 국가대항전일 뿐인데 유독 이를 가는 상대가 있습니다. '일본' 입니다. 얼마전 올림픽 본 예선 진출이 확정되어서 굳이 이기지 않아도 될 게임을 모든 힘과 정신력을 끌어모아서 이기려고 안간힘을 쏟습니다. 쓸데 없이 왜 힘을 낭비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부천을 예로 들자면, 재작년 전지훈련 당시에 제주와 연습게임을 갖는다는 말에 팬들이 이를 막습니다. 클래식 팀과의 연습게임은 훈련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 일 것 입니다. 그런데도 팬은 막습니다. 팬들은 우리들의 원수인 제주(SK)를 정식경기에서 맞붙어 멋지게 복수하는 꿈을 꿉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연습 게임을 간단히 해버리는 일은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수단 또한 같습니다. 단순한 팀이 아닌 부천이란 팀의 일원입니다.


아시다시피 부천은 06년 연고이전으로 인해 팀을 잃고나서 대한민국 최초로 팬들이 재건한 팀입니다. 자비까지 털어가면서 K3에서 5년간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관람석도 없는 인조잔디 구장에 아마추어 팀을 응원하고자 이리저리 원정까지 다니며 프로화라는 꿈을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팀이 바로 부천입니다. 프로에서 '팬' 이라는 존재는 당연히 중요하겠습니다만 역사적으로나 정체성으로보나 그 어떤 팀보다도 '팬' 을 떼어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팀이 바로 부천입니다. 그 팬들이 지금의 당신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단과 함께 10년전 우리와 붙었던 팀들 앞에서 당당하게 '우리가 왔다'라고 외치고 싶어하는 것이 팬들의 마음입니다. 이 기회에 이미 많은 팬들이 SK시절을 회상하며 포항행 티켓을 사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을 포기한다는 것은 부천 팬들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른 팀이 아니라 '부천' 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것 입니다. 이건 팬들의 단순한 땡깡으로 치부하기에는 해당 경기의 의미가 너무나도 강합니다.


팬들은 이러한 마음을 감독 및 선수단이 이해를 하고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기를 원합니다. 단순히 이 팀에 와서 잘하기만 하면 그만이라면 그것은 '용병' 이자 선수라는 타이틀을 단 축구하는 기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선수들이 10년이 넘은 이 팀의 전통성을 이해하기란 쉽지는 않을 것 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팬들은 원맨팀의 선수를 바라고 그 누구보다도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변해주길 바랍니다. 선수단만이 아닌 부천이란 팀의 정체성에 함께 물들길 원합니다. 팀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포기하지 않으며 함께 '꿈' 을 이루어가는 존재이길 원합니다. 라이벌전과의 경기라면 다른 경기보다도 더 승부욕을 발휘해주길 바라고 '부천' 이란 팀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희생하기를 바라는 것이 팬들의 마음입니다. 올초 강지용 선수가 입대를 연기하면서 까지 팀에 남은 이유가 이 팀을 승격시키고 가고 싶어서 라고 들었습니다. 단순한 선수 욕심이었을지는 모르나 그 마음이 팬들의 마음과 일치했기에 더 감동하고 강지용 선수에게 애정이 갈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 FA컵과 관련해서 감독이나 선수 자신은 기다리던 게임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팬은 선수도 10년을 기다려 온 부천이란 팀의 한 일원으로 뛰어주기를 바라는게 마음입니다. 혹여, 체력적인 부분에서 타 팀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할 지언정 팬은 자신들과 진정으로 하나 된 선수단을 절대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바티스투타가 왜 '그라운드의 로맨티스트' 라고 불리었으며 많은 팬들이 그와 같은 선수를 원하는 지를 선수단 스스로가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부천이란 팀과 하나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고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이며 진정한 프로선수이자 부천맨이 되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사실 감독에게 실망을 한 것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FA컵을 포기했다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래도 SK를 거쳤으며 2년간 팀에 있던 분이 팬들의 마음을 이렇게도 몰라주었다는 것이 더 크게 작용했을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알아 줄만한 감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더 큰 실망감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일정이 빡빡하면 그에 따른 선수 운용을 생각해주길 원합니다. 100% 베스트는 아니더라도 경고누적을 예상해 보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서브 선수를 활용해보기도 하고 아니면 포항의 경기 스타일을 연구해서 거기에 맞는 멤버를 고민해 주길 원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주전을 다 배제해 놓고 R리그 선수들만으로 활용하는 것만큼 무책임한 것이 없습니다. 팬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듯 부천의 모든 구성원이 이 기회를 포기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구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번 제주 연습경기도 그렇고 이 팀이 어떤 팀인줄 안다면 그런 선택은 하면 안되는 것 입니다. FA컵에 대해서도 감독이 그러한 선택을 했다면 설득을 해야죠.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팀의 하나되는 것은 비단 선수단 뿐만이 아닙니다. 구단 프런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팬들을 이해하고 이 팀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운영의 방향을 정해야하는 것이 프런트입니다. 그리고 그 것에 항상 '합리성'이 수반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직접 선수단을 관리하는 직원은 이러한 교육을 꾸준히 해와야하는 것 또한 필요하겠죠. (참고로 국내구단들이 이게 제일 안됩니다. 팀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축구단 직원의 머리로만 생각을 하니 각 팀의 특색이 확 죽어버리고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솔직히 감독의 선수기용 문제도 문제지만 전 구단에게 더 화가나는데;; 저만 그런가요?ㅋ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팬들이 무엇 때문에 화가났고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 썼습니다. 현재 욕에 경질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왜 그러는지 이유도 모르고 그런 말들으면 서로 악감정만 쌓여갈 뿐입니다. 홈 경기 분위기가 안좋아지면 단순히 성적 외의 문제 또한 발생하겠죠. 게다가 게시판에서 저렇게 싸지르고 난 이후 실제 필드에서 봐도 기분이 그렇습니다. SK시절 김한윤 선수가 그랬습니다. 서포터와 한 번 안좋은 일이 있고나서 어딘가 모르게 그 선수와는 보이지 않는 선이 느껴졌습니다. '진짜 좋아서 랄랄라' 를 하고 인사를 하는 것일까? 라든가.. 저 이런거 싫습니다. 특히, 선수와 서포터간 소통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은 더더욱 위험 하겠죠. 어쩌면 올해 좋은 분위기에서 우리 스스로가 자멸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입에서 욕부터 나오기 이전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쓰다가 지쳤습니다. 얼른 자야지 ㅠㅠ


단순한 팀이 아닌 '부천'이란 팀으로서의 선택이 나오길 바라며... 남은 주말 잘 보내시기를!


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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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koner
2016.05.01

덧붙이자면 10년 이상을 함께하지 못한 팬이라도 마치 그 이상을 함께 한 팬처럼 부천의 정체성을 같이 공유하길 원합니다. 기존의 팬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의 마인드는 이미 수년을 거쳐서 형성되어 왔습니다. 상대방에게 있어서 우리 팀의 정체성 혹은 각각의 팬의 마인드는 동떨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대상이 새롭게 유입 된 팬이되었든 선수단이든 함께 물들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것도 우리의 본분이겠죠. 우리의 생각과 동떨어져 있다고 혹은 이해할 수 없다고 처음부터 욕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건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겐 당연하지만 상대방에겐 그게 당연하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기대를 하던 사람에게 실망은 할 수 있겠지요. 그래도 이해는 시켜봐야죠. 그런데도 바뀌지 않다면 그 땐 함께 할 수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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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51
2016.05.01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저는 거의 유입수준에 부천팬이고 열정이 있다고 하지만 서포터즈 분들에 열정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이지요. 글 본문 중에 ' 입에서 욕부터 나오기 이전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 이 부분에 많이 공감합니다. 상황이 너무 안좋아서 걱정되네요. 감독님도 팬들의 뜻 이해해보시고 이 상황이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안된 유입팬인데 개인적으로 부천이라는 팀을 더 알수있는 글 인것 같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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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하자
2016.05.01
팬,구단.감독이 서로 소통하여 잘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더 한단계 도약하는 "부천"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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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부천
2016.05.01
바쁜데 추천하려 로그인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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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현
2016.05.01
맞습니다. 말 안해도 이 팀이 어떤팀인지 알거라고 생각했던 저도 반성하게되네요. 이제 됐습니다. 이 정도 설명하면 이해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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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2016.05.01
맞습니다.. 일정 빡빡한거 이해 못하는거 아니지만.. 팬들이 원하는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었으면...

(만에하나 베스트11로 나와서 포항을 꺾고(포항도 리그 집중하기 바쁠듯..) 16강 가면 6월22일에 fa컵 16강 일정이 잡혀있는데..
13일 홈-18일 부산-22일 fa컵-25일 홈-29일 대전.. 올시즌 일정 자체가 휴식기가 없고 빡빡한건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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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51
2016.05.01
@남성현
진짜 연맹에서는 일정을 왜이리 빡빡하게 편성하는걸까요..이해안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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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최강투덜
2016.05.01

리그도, FA컵도 당연히 모두 중요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어디있나요.
그런데, 특히, 이번 FA컵은, 11년만에 가는 포항입니다. 팬들에게 이 경기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5월5일. 8일. 11일.. 경기 일정상 베스트일레븐 까지는 솔직히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의 출전선수 라인업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지난 FA 3라운드에서 나온 선수들중에 잘한 선수들도 있으니까요. 다만 공격라인은 생각을 해보셔야..
(감독의 그 인터뷰기사처럼 그때 라인업 그대로 다시 나오면 진짜 돌아올수 없는 길을 가는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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