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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식

2007.12.29

[김형찬님 칼럼] 제리를 추억하며 - 선수의 스타일과 감독의 스타일...

조회 수 1913 추천 수 22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하지만, 연말은 늘 바쁘고.. 힘드네요..

간만에 칼럼이라는 글로 쓸 수 있는 글일지는 모르지만,
평소 생각하던 것을 쓰는 것이라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졸필을 올릴까 합니다.

간만에 반가운 이름을 기사에서 만났습니다. 반쪽자리 선수 제리 윤정환... 비쇼베츠 올대의 전술의 전부이자 니포 축구의 정점인 그... J2의 사간도스로 이적 후에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었는데, 이번 홍명보 자선 경기 참석차 들어온 모양이더군요.



여기서 잠깐 윤정환 선수가 어떤 선수였는지 살펴보면...

천재미드필더의 산실이라는 금호고등학교 출신(고종수 선수가 고등학교 후배로서, 북패의 기성용 선수의 아버지인 기영옥 감독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습니다)으로서, 동아대학교를 거쳐 1995년 부천에 입단하였고, 1999. 12. J리그 세레소 오사카로 이적하였다가 2003. 시즌에 K리그로 유턴하였습니다. 성남 - 전북을 거쳐 지난 2006. 시즌부터는 J2의 사간도스에서 뛰고 있지요.

경력도 화려해서, 1991. 청대를 시작으로 1996. 비쇼베츠 올대 사단의 핵심멤버로 자리잡았습니다만, 98년 월드컵 멤버에 이름을 올리는 데에는 실패하고, 이후 자주 국대로 선발이 되고, 2002년 히딩크 사단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정작 본선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맙니다.



윤정환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하였는지는 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보면 그 일말을 알 수 있습니다(마이데일리 조건호 기자의 기사 중 일부를 인용합니다).



  " 윤정환을 처음 보자마자 한국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 , " 한국에서 윤정환 같은 선수는 보호되어야 한다 " - 발레리 니폼니쉬, 전 부천 SK 감독

" 윤정환은 수비 가담률이 낮고 악착같은 면이 없다 " - 고 차경복, 전 성남 일화 감독

" 윤정환은 90분 동안 약 90여 가지의 동작을 하는데, 그 중 75%가 의미를 가진 동작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수준급이다. " - 아나톨리 비쇼베츠, 96 애틀란타 올림픽 대표팀 감독

" 나 역시 윤정환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전술에서 뛰려면 체력과 수비력을 더 길러야 한다 " - 거스 히딩크, 2002 월드컵 대표팀 감독

" 나는 반쪽 선수다. 그 말이 전혀 기분 나쁘지는 않다.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 - 윤정환



위의 말들을 종합하면 윤정환 선수는 수비 가담률이 낮고 악착갖지 않으며 체력이 모자라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반쪽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 모자라는 자신의 동작 중 4분의3 이상이 의미를 가질 정도로 지능적인 선수일 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체력이 중시되는 한국 축구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선수라는 것입니다.

그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의 플레이의 특징은 행동반경이나 움직임이 적지만, '꾀돌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지능적인 플레이와 함께 수비진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킬패스에 있습니다. 즉, 그는 공격부분에 완전히 특화되어 있는 선수로서,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말 그대로 플레이메이커 스타일입니다.



문제는 위 니포 감독님의 말씀처럼 그의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 스타일입니다. 수비를 두텁게 하고, 빠르거나 장신의 선수에게 공격을 의존하던 전통적인 한국 축구 스타일에 비하면 그는 이단아나 다름없습니다. 그는 빠르지도, 크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열심히 움직이는 선수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외에 다른 포지션을 전혀 소화할 수 없는 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윤정환 선수에 대해서는 감독들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 선수를 위주로 팀을 짜든지, 아니면 이 선수를 아예 배제해 버리든지...



이와 같은 고민에 놓인 선수가 아르헨티나에도 있지요. 바로 리켈메 선수입니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감독들이 그를 대하는 스타일은 기량의 차이를 논외로 하더라도 윤정환 선수와 너무나 유사합니다. 둘다 그다지 열심히 뛰지 않으면서도 패싱으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은 물론 네덜란드나 독일 등 체력과 움직임을 중요시 여기는 감독 아래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즉, 윤정환 선수가 독일 스타일의 차붐 감독이나 네덜란드의 히딩크 감독 아래서 그다지 크게 활용되지 못한 것은 네덜란드의 반 할 감독의 바르셀로나에서 극도의 슬럼프로 빠져들던 리켈메의 모습과 흡사하지요.



나카무라 슌스케가 트루시에 재팬에서 배제된 것도 유사한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다만, 슌스케의 경우는 나카타라는 존재도 그 이유 중의 하나기에 조금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만, 수비력과 체력의 문제를 생각하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원래는 글을 한 편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좀 더 길어질 것 같네요. 다음편에는 윤정환을 사용한 포메이션과 사용하지 않은 포메이션을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스타일의 차이를 생각해 보고 싶네요. 정말 별 것 아닌 글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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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서포터 헤르메스 김형찬님은 ..
現. 부천 서포터 아이레즈의 운영진이며,
現. 부천 시민구단 TF 재무담당으로 활동중이십니다.

출처를 밝히시고 퍼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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