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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솔

2009.05.20

부천때문에 취한 우리 아버지.

조회 수 574 추천 수 20
저희 아버지는 거의 매일 술을 드시는 애주가십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버지가 부천FC때문에 술을 드셨대요...



오늘도 10시까지 안들어오시길래 무슨일인가 싶어서 전화 했더니
11시 넘어서 들어갈게~ 집 앞에서 술마셔~~이러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우리 아버지, 집에 들어오시자 마자 딸에게 선물이 있다며
가방을 여십니다.

가방 가장 안쪽에 있던 것은 경향신문이었습니다.

구단 후원이벤트로 경향신문을 구독 한지 두달쯤 되었나요.
우리집 경향신문은 아빠의 출근길 친구인데요.

오늘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경향신문을 들고 출근 하셨다고 합니다.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우리 아버지는 항상 스포츠면부터 펼쳐서 보시는데,
당신 딸래미가 제일 좋아한다는 부천FC가 대문짝만하게 나와있더라는겁니다.

저한테 몇년을 그렇게 얘기를 들어도 마음에 와닿지도 않던 부천FC가
신문에 떡하니 실려서, 미친 사람들의 축구사랑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놓으니
당신의 얘기인냥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답니다.

기사를 읽고 읽고 또읽고 20분동안 읽으셨다는데,
제가 다 마음이 찡해져 오더라구요.

거기에다가 옆사람에게 이게 우리 딸이 다 자원봉사 하고 있다며,
이 날도 갔을 거라고, 여기 이 사진안에 있을 거라고
(사실은 어버이날은 말 안하고 갔지만요^^;;)
무려 작년의 흑자도 당신 딸이 일해서 낸거라며^^;;;
동료분들한테 자랑을 하셨답니다.

하루종일 딸이 회사에서 돌아와서 이 신문을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그 생각만 하면서 신문을 다시 고이 접어 가방 안쪽에 넣어두신 우리 아버지는
집에 돌아오시는길에 너무 기분이 좋아 동네 축구좋아하는 후배를 불러내어
부천FC얘기를 안주거리삼아 소주한잔 걸치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들어오셨네요~

아빠가 신문 챙겨올줄은 몰랐지~라고 말씀 드렸더니
그래도 아빠 딸이 좋아하는 팀이 이렇게 큰 일간지에 나왔는데
이거 보면 니가 좋아할거 같아서 잘 챙겨왔다며
구겨져서 미안하다는 아버지 말씀에 또 한번 눈물을 ^^;


부천SK시절에 경기장에 가자가자 하면서도 한번을 못모시고 갔는데,
사실 작년에도 자원봉사 한다고 경기장 오셔도 못챙겨 드린다고 하면서
매번 미루고 그랬는데,, 올해는 서유원정길이라도 한번 같이 가야겠습니다.

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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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민
2009.05.20
5월 8일에도 불효를 할뻔한 자식들이 50여명 고양경기장에 모였었드랬죠..

저야말로 불효자입니다만.. 잘해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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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2009.05.21
사랑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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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정
2009.05.21
눈물이 찔끔~ ㅠ 저희집은 오늘부터 경향신문 오더라구요.
비에 젖을까 봉투에 담겨져서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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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이
2009.05.21
헐..... 아버지 멋지시다... *ㅁ*
어제밤 11시쯤 귀가하니 경향신문 깔아놓고 발톱 자르고 계시던 울 엄마...
아무말씀 없으신걸 보니 펼쳐 보시지는 않으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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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평
2009.05.21
정말 감동의 쓰나미 입니다.
예솔양!
앞으로 아버지한테 잘해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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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2009.05.21
여기 불효자 한명 추가요~ 감동적인 글입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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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식
2009.05.21
아... 불효자는 울고 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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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규
2009.05.21
아버님 정말 멋지시네요..

저도 그런 아버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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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2009.05.22
감동입니다..멋진 아버지 이쁜 딸님들 두셨군요^^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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