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오중권

2010.11.05

여러분이 구단주입니다.

조회 수 506 추천 수 0

세 번째 시즌을 끝내고, 정말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구단의 목표와 지지해주신 분들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체 시즌 마감하여,  송구함을 느낍니다. 더욱이 늘 변함없이 성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구단은 조금은 나태했거나, 부족했던 점은 없는지 돌아봐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08년 2월에 작성한 "부천풋볼클럽1995 마스터플랜" 속에는 올해 시즌이 부천FC가 K3리그 마지막이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당당히 2011년 상급리그 진출을 이루자 계획을 했었죠! 하지만 이 역시도 1년 이상을 더 연기해야 할 거 같습니다.


시즌 결과에 다소 실망하고 있을 시기에 좌절감을 주는 내용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코 좌절이 아닌, 자칫 잊어버릴 수 있는 우리의 희망과 꿈이 아직 확고하다는 것을 각인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내셔널리그 진입을 위해 알아본 결과 현 내셔널 팀 중 가장 적은 금액으로 운영하고 있는 팀처럼 계획을 잡으면, 약간의 무리수를 둘 경우 상급리그로 갈아 탈 수 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 상태에서 획기적인 수익의 변화 없이는 1년 버틸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잠시라도 상급리그 진출의 행복을 느끼고 싶고, 올라가면 어떻게든 된다. 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으면, 어떻게든 억지로 진행은 해볼 수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거나, 비슷하다면, 또한, 우리의 목표가 내셔널이 아니라 K리그로 알고 계시다면, 당장 내셔널에 생명까지 걸 필요는 없다는 것도 이해하실 거라 봅니다.   


우리는 많은 돈을 비축하면서 운영하는 구단이 아니죠! 매년 운영비가 보장된 기업 축구단도 아닙니다. 한 해 운영을 엉망으로 하거나, 년 초에 잡은 계획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당장 다음 시즌을 바라볼 수 없는 미약한 구조의 구단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한 순간도 재정의 자유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관중을 늘리고, 성적을 좋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투자가 있을 경우, 가능하다란 플랜은 가지고 있지만, 마음 놓고 실천할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돈 없으면 없이, 있으면 있는 되로 운영하라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개인의 구단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 구단을 담보로 미래에 대한 무관심, 의지와 열정이 희박한 발상으로 도박하듯 운영은 할 수 없습니다.


구단이 성장하고, 영원히 내 곁을 떠나지 않길 많은 분들이 바라고 있죠, 하지만 우리는 아직 안개 속 도로를 벋어나지는 못했고, 목표점에 가까워졌다 느끼지만, 전방에 낭떠러지가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 액셀페달을 거세게 밟을 순 없겠죠! 


우리가 목표했던 상급리그 진출은 주춤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잠시 보류된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법인전환과 연고지역 지자체의 협조 등, 산재되어있고, 풀어가야 할 일들을 조금 더 확고히 해놓고, 기반을 더 단단하게 다진 후 구단이 어디로 가든 불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시적인 제스처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시측과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관련 지자체 친기업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늘었습니다. 지금이 안개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회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여하튼 우리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천FC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구단이 처해진 당장의 모습 때문에 희망까지 놓아 버리는 일도 없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직 멀어보여도, 분명히 도달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시즌성적은 재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올해 또는 예전과 같아선 안 된다는 인식은 심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K3리그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어진 상황이 열악해 목표 직전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순 없겠죠, 뒤집을 수 있는 대책을 새워야 할 거 같습니다.


당장 뚜렷한 대안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내년 시즌 운영 계획에 필히 집고 넘어가야 할 이번 겨울 우리의 큰 숙제가 될 거 같습니다. 일반 관중이 외면하는 건 고사하고, 이러다간 팬들마저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습니다.


구단은 2011년도 운영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기 위해 계획안 작업을 서둘기로 했습니다.  




한 가지 더 얘기 하겠습니다. "팬의 구단" 모르는 분 없겠죠? 구단 존재의 이유와도 같은 이점 결코 잊어선 안 됩니다. 구단 운영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서포터로 구성된 축구단은 한국에 우리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러한 것이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건 부천FC는 “팬들의 구단”이란, 수식어로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이미 구단의 확고한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아니면 구단은 흔들린다는 생각을 아직은 해줘야 합니다. 한 사람의 손길이 아직 애타는 상태라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팬들에 의해 탄생했고, 팬들에 의해 움직이고, 팬의 구단이란 칭호를 받고 있다면, 아직은 완전하지 못하기에 함께 조금 더 키워가야 합니다.  


팬의 구단이란 유일한 콘텐츠는 현 축구판에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구단 스폰서를 영입하거나, 어떤 대상에게 우리를 소개할 때 그래서 제일 많이 강조했던 것도 이 부분이었고, 어느 구단도 소유하지 못하는 우리만의 소개서가 있다는 것이 늘 자랑스러웠습니다.


팬은 팬, 구단은 구단이란 독립적 생각은 아직 너무도 이릅니다. 아니 영원히 그러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모 구단처럼 팬과 구단이 경계하고, 적대시 되는 건 한 순간입니다. 그들도 처음은 우리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구단과 팬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분이 혹시 있다면, 누가 때려도 흔들리지 않을 때 그때나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구단에서 봉사하고 운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헤르메스임을 절대 망각할 수 없듯이 여러분도 구단을 만든 주인이란 점,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원히 자신과 함께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 같은 구단을 원하신다면 아직은 지쳐서도, 방심해서도 안 됩니다.


70년 후 대한민국 축구사에 부천FC1995란 명문 구단의 기록에서 우리가 V자를 그리며 위대한 팬들의 기적으로 남을지, 내 팀은 없어지고, 기억하는 이 하나 없이, 자신의 가슴속에 멍울만 남기며 살아갈지는 우리의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지속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2011년 당장 변한 것은 없어보여도,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줍시다.

5개의 댓글

Profile
입셍로랑
2010.11.05

목표한 것과 현실은 분명히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두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일보 후퇴... ^^

우리들이 더 단결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Profile
젊은남자
2010.11.05

저도 부천FC 구단주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 책임을 통감하고...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가겠습니다....

 

==

 

헉~~!!

어쩌다보니....드뎌...영관으로 승진은 했네요....

 

별은 언제나 달려나....(원래 올해 안에 별 다는게 목표였는데 말입니다...)....ㅎㅎ

 

==

 

구단과 업무 협조를 위해 늦지 않도록 이메일 보내고

전화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rofile
wave
2010.11.05

가식적인->가시적인 으로 고쳐주세요^^

Profile
오중권
2010.11.06
@wave

두 번이나 읽었는데.. 왜 찾지 못했지...ㅡㅡ;

Profile
전병조
2010.11.06

두식님 말씀대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아니 백보 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서포터] [공지] 홈경기 스탠딩석 관련 안내 헤르메스리딩팀 2024.03.10 516
공지 [일반] [공지] 2024시즌 부천FC1995 경기일정 헤르메스리딩팀 2024.01.19 1329
798 2011 시즌 티켓 문구 중에 젊은남자 2011.01.23 492
797 K3 리그 이름을 바꿨다는데... 2 젊은남자 2011.01.22 493
796 K3구단이 돈 될까? 부천FC "2010 홍보효과 억대" 3 부천알레 2011.01.18 480
795 오늘 연습경기 있습니다.. 1 윤경택 2011.01.18 522
794 정답 맞췄는데 왜 안오지..^^;; 2 이주영 2011.01.17 533
793 2011시즌 티켓 당첨된 것 봤는데요 3 젊은남자 2011.01.17 567
792 부천FC에 입단 테스트 문의가 쇄도하는 이유? 1 신동민 2011.01.13 578
791 H리그 두번째 모임 안내 김준희 2011.01.12 568
790 구단 공모 관련 기사 1 신동민 2011.01.09 570
789 H리그는 16일(일)로 하겠습니다. 2 김준희 2011.01.06 537
788 구단에서 진행하는 2011 시즌 디자인 공모 많이 참여합시다! 1 profile 김선민 2011.01.03 518
787 부천FC 1995 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 'ㅡ' 7 입셍로랑 2011.01.01 498
786 이 시점에서 듣고 싶은 것... 신동민 2010.12.30 509
785 2011년 현장팀 모집공고 입니다. 강석영 2010.12.31 483
784 12월 26일 H리그 첫 모임 6 김준희 2010.12.29 742
783 오늘 경기 아쉽지만 지지않아 다행이라 생각해야겠는지도.. 3 돌풍부천 2015.08.12 458
782 이번 집행부 선출 결과를 보며... 15 신동민 2010.12.27 506
781 준희님 결혼 축하... 8 신동민 2010.12.20 590
780 대표자분들...대표자 게시판으로... 이상기 2010.12.20 525
779 12월 26일 H리그를 시작합니다^^ 2 김준희 2010.12.25 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