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창단을 선언한 부천FC 1995는 아마추어 강자 강남TNT와 SK프로축구단이 제주로 연고이전을 한 후 팀 창단을 추진하던 부천시민모임이 연합하여 만든 축구단이다.

특히, 강남TNT는 2007년 아마추어 대회인 코니그린컵에서 상위에 입상하여 2008년 FA컵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였으며, 부천FC 1995 창단시 FA컵 진출권이 스폰서 영입과 시민들의 후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부천FC의 2008년 FA컵 출전을 구두확인해 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 대한축구협회는 “부천FC는 강남TNT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라는 점을 이유로 부천FC의 2008년 FA컵 참가를 불허한다는 공문을 부천FC 측에 발송했다.

부천FC는 강남TNT 클럽 전체와 팀 창단을 준비 중이었던 부천시민모임이 연합하여 만든 팀으로서, 강남TNT 선수단을 100% 승계하였으며, 따라서 강남TNT의 정체성이 깊이 반영되었다.

부천FC의 FA컵 출전이 무산되는 경우, FA컵 진출권을 어드밴티지로 하여, 여러 주체와 연합하여 K3에 진출하고자 하는 상당수의 다른 팀들의 행보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K3리그를 포함한 국내축구열기 확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인 것이다.

전년도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이 이를 프리미엄으로 걸고 다른 주체에게 인수되거나,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K리그에 진출하기 위해 어떠한 주체가 K리그 팀을 인수한 뒤 새롭게 창단을 하여도 그 팀이 리그 진출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다(예: 완산 푸마-전북 버팔로-전북현대).

예를 들어 K리그의 한 팀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0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후 타기업에 인수되어 새로이 팀 창단 발표를 했다고 해서 새로운 팀이 AFC컵 출전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또한 협회의 같은 논리라면 연고이전으로 팀 명칭을 바꾸고 새롭게 창단한 K리그의 여러 팀들도 과거 팀의 리그 출전 자격을 승계 할 수가 없으며 리그 가입비부터 새로 받아야 마땅하다.

부천FC의 FA컵 진출은 FA컵 대회뿐만 아니라 전체 축구계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전에 없던 ‘팀의 정체성’이라는 조건을 들고 나와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부천FC에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본 결정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대한측구협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