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 이야기를 해 볼까...29 굳바이 송?

양원석 2025.10.11 10:17:15
호나우두님이 글을 써 주셨는데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 좀 글이 늦어졌습니다.
어떤 노래를 말하는가 했더니만...

Steam 이라는 밴드가 부른 
Na Na Na Na Hey Hey-ey Goodbye
라는 노래의 도입부분을 말하는 거였더라구요.

원곡 들으실 분은
https://youtu.be/IoyvvEWHodk

이 영상 보시면 됩니다.

이게 1960년대에 나온 노래입니다.(1969년 발표로 압니다)

이 노래와 쓰임새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1990년대 초입니다.
이 노래의 보급에 앞장선 것은 의외로 메이저 방송사입니다.
SBS요.

1990년 SBS가 개국했을 때 여러 공격적인 방송으로 시청율 확보를 하려 했습니다. 이때 한 것중 하나가 NBA 중계입니다.

그동안 NBA중계가 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1980년대의 이른바 Laker's vs Celtics 시리즈로 유명했던 때에 MBC에서 주말에 이 두팀의 파이널 경기를 몇번 틀어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아버님이 체육교사셨습니다) 사람은 AFKN 이라는 주한미군을 위한 방송을 보면서 미국의 여러 스포츠들을 접했습니다. 
저는 AFKN으로 농구뿐 아니라 미식축구, 아이스하키를 봤습니다.(심지어 1986년엔 멕시코 월드컵도 AFKN에서 틀어줬습니다) 
저 말고도 당시 스포츠나 엔터테이너 관련 좋아하는 분들은 AFKN 자주 봤을 겁니다. NWA라던가 WWF(현재의 WWE)같은 프로레슬링도 토요일 오후2시에 봤으니까요.

이랬던 때에 공중파에서 NBA를 평일 저녁에 고정으로 해 준 것은 SBS가 최초였습니다. 당시 농구의 인기가 상당히 높아서 자체적으로 프로전환 이야기가 나왔었죠. 아니 외국 선수만 없었지 그냥 프로였습니다. 대학농구도 인기 좋았던 때고요. 문경은 선수가 덩크했다고 다음날 스포츠신문 1면에 나오던 때로 농구의 인기가 좋았던 때입니다.
그러다보니 SBS는 방송 송출 얼마 뒤에 실업농구단도 만들었습니다.
현재 안양의 정관장 레드부스터스가 이 농구단을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서 당시 미국스포츠의 문화가 자연스레 소개됩니다.
이 경기중계의 끄트머리엔 Na Na Na Na Hey Hey-ey Goodbye 이 노래가 자연스레 울려퍼졌습니다.

영상 하나 끌고오자면
https://youtu.be/YHweXnfzGoE

이렇게 경기 30초쯤 남았으면 이런 노래는 일상적으로 듣던게 NBA방송이었죠.
이 노래에 대해서 당시 해설자인 한창도 해설위원이 노래에 대한 설명을 처음엔 해 줬습니다. 좀 시간 지난 뒤에는 '끝나는 노래가 나오고 있군요'로 별다른 설명 없을 정도로 간단히 끝낼 정도로 대한민국에 알려졌지요.

이 문화는 당연히 한국의 여러 스포츠 판에 퍼졌습니다.
이미 1980년대 말부터 야구장에서는 구단의 연고지에 걸맞는 노래들이 불려지곤 했습니다.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갈매기', 인천의 '연안부두' 등이 1980년대 말에 불려지는 일상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아직 축구는 그런게 없었죠.

그러다 SBS의 농구방송을 계기로 이런 '나나나 송'(당시엔 이렇게 많이들 불렸습니다)이 여러 경기장에서 하나둘씩 불러지게 됩니다.

제가 1990년대 초에 동대문운동장에서 축구장의 치어리팀들이 가끔가다 하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외에도 하이텔 축구동 창립 시기에 하이텔에 농구동도 있었습니다. 
농구동은 창립 이전에 하이텔 축구동의 게시판 하나에 더부살이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더부살이 이후 독립해 나갔고 저는 겨울철이면 운동하러 농구동 모임에도 자주 나갔습니다. 
이 무렵 농구동에서 지역별로 경기를 할 때인데(서울을 동/서/남/북 4대지역으로 나눠서 팀을 두고 가끔가다 붙는 방식이었고 그 4개 지역에서는 매 주마다 따로따로 모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때 각 지역들이 경기하면 경기 끝날 때쯤 이기는 팀의 모임 사람들이 '나나나 송'을 자주 불러댔었습니다.

그만큼 많이 알려진 노래였습니다. 경기 끝날 때 쯤 이기는팀이 이렇게 부르는 노래라고 잘 알려져 있던 거였죠.

그래서 서포터 초창기에는 '나나나 송' 이거 좋긴 한데 우리 노래들 중에서도 '잘있어요, 잘가세요' 같은 노래도 있지 않냐
(이 노래는 이현 이라는 분이 1973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https://youtu.be/xO4W7tPbq8s  ) 이 노래도 좋지 않냐고 해서 몇차례 시도되기도 했죠.
'다음에 또 만나요' 이 노래도 비슷한 이유로 시도되었었습니다.
목동 시절인 1996년에 '잘있어요'는 몇번 시도해 봤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두 노래 다 많이 써보진 않았었거든요.

어쨌건 Na Na Na Na 는  경기 끝날 때에 작별노래로 부르고 그랬는데 이게 1995년 때에도 시도되었었고 1996년에 목동에서도 제가 선창하고 그랬었습니다.
명준이형에게 '형 나나나 함 해요' 하면 손을 머리 위로 드시고 왔다갔다 하며 불러주시던 기억이 새롭네요.
당시 명준형님같은 분들도 다 아실 정도면 얼마나 많이 퍼졌을 노래고 문화였는지는 알만하실 겁니다.

이 문화가 한국에 어떻게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들이 많겠기에 한번 적어놓고 갑니다.